盧 대통령 vs '왕의 남자' 이준기 공방
盧 대통령 vs '왕의 남자' 이준기 공방
  • 김부삼
  • 승인 2006.03.24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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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축소 미국 굴복 아니냐"…"아니다. 한국 영화 자신 없느냐"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 패널로 나온 영화 '왕의 남자'에서 공길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영화배우 이준기씨는 이날 행사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에 나선 바 있는 이준기씨는 "영화계에서는 스크린 쿼터 축소 결정이 미국의 압력에 대한 굴복이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대통령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고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은 "영화에서만 매력적인 줄 알았는데 실물을 봐도 아주 잘생겼다"며 한동안 말을 돌리다가 "이준기 씨 같은 영화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며 "정말 자신 없느냐. 한국 영화 40∼50% 점유율을 지킬 자신이 없느냐"고 역공했다. 이에 이준기씨는 "단순히 생각한다면 한국 영화가 경쟁력이 있고 자신은 있지만 아직 경쟁력은 미국보다는 낮다"며 "미국의 물량공세와 스크린쿼터 축소 압력으로 인해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만든 영화가 상영되지 못한다면 관객의 선택도 받지 못하고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없게 될까하는 걱정이 든다"고 답변했다. 노 대통령은"그런 걱정은 이해하는데 실제로 자신이 없어서라기보다 미국에 굴복했다는 불쾌감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에) 더 많이 개입됐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있다면 그렇게 하지 말고 내부적으로 경쟁력 키워 자신 있게 가자"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이준기를 '이준길'이라고 불렀다가 폭소가 터지자 "자꾸 영화의 공길이 이름만 생각이 나서…. 스타가 스타를 알아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얼마전 다녀온 이집트에도 멕시코에도 우리 드라마가 방영되고 전세계로 나가있더라"고 소개한 뒤 "문화 다양성이나 정통성은 다문화가 교류하는 가운데 지켜지며 교류 안하면 다 망했다"며 "자신 있으면 교류하고 열어놓고 가고, 미국에게 꿀리지 않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영화계가 절대 반대만 하니까 대화가 안된다"며 "정부로서는 한국영화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하는 것이 있는데 대화가 안되니까 지원책은 저 혼자 굴러가고 수요자는 없는 실정"이라고 영화계의 대화 자세를 당부했다. 끝으로 노 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영화인들이 독립영화·예술영화가 열악하니 보호하고 지원해달라고 한다면 상영관도 확보하고 경쟁력 키울 수 있는 지원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기씨는 "배우로서 좋은 영화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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