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주선 카드로 여당에 고춧가루 뿌려
민주당, 박주선 카드로 여당에 고춧가루 뿌려
  • 김윤재
  • 승인 2006.03.31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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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전 의원 내가 강금실의 ‘저격수’
5.3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될 서울시장 선거에서 예상외의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29일 연세대에서 열린 특강 직후 기자들에게 “내달 5일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열린우리당 후보로의 준비가 끝났음을 암시했다. 우리당은 강전장관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당초 한나라당과 우리당의 이파전 으로 좁혀지던 서울시장 판도에 복병이 등장했다. 강전장관 카드에 대항하는 강력한 태풍이 남쪽에서 올라오고 있다. 정국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바람이다. 바로 박주선 전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3번 구속, 3번 무죄’의 박 전의원이 도전을 한다. 민주당 역시 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박 전 의원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가 될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당의 지지율과 위상을 한 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빅카드’로 보고 있다. ◆민주당 구원투수로 나선 박주선 전의원 당초 전남지사를 생각 했던 박주선 전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달라”는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전략공천 제안을 받아들였다.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전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한 뒤 “새로운 정치지형의 변화를 위해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히 박 전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의 ‘악연’을 강조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이 법무 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박 전 의원이 나라종금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이때 강 전장관은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두 번이나 국회에 제출했었다. 박 전 의원은 이 당시의 상황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박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2003년 법무부가 나를 포함해 7명의 정치인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유독 내 범죄혐의를 입증할 자료만 내놓지 못했다” 며 “인권을 옹호한다는 강 전 장관이 그때 법무장관으로서 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 역시, “강 전 장관 시절 억울하게 두 번이나 구속됐던 박 전 의원은 ‘강금실 저격수’로서 적격”이라며 “결국 서울시장 후보로 박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생각과 더불어 한 대표의 ‘응어리진 한(恨)’도 한 몫하고 있다. 한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멀쩡히 있는 모체를 갈갈이 찢고 나간 우리당에 대한 심판이다”고 한 뒤 “우리는 약하지만 충분히 파괴적이다”고 말했다. 승리보다도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 발언이었다. 박전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는 강전장관의 저격수보다 서로 지지기반을 호남에서 찾는 우리당과 민주당의 표 분산에 있다. 또한 박 전의원이 이번 시장 선거에서 바람을 불어준다면 민주당은 선거 이후에도 고건 전 총리, 국민중심당과의 정계 개편에도 유리한 입장에 설수 있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당황하는 열린우리당 민주당 박 전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열린우리당은 당황하고 있다. 초반 한나라당의 후보가 누구든지 강 전장관의 출마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지도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강금실 바람’을 기대하던 우리당에 뜻밖의 태풍 주의보가 발효된 것이다. 서울 지역에서 호남 지지표 분산은 우리당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전략 공천에 불복한 강현욱 전북지사가 민주당 입당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남북과 광주광역시, 그리고 제주도를 연결하는 ‘서부벨트’에서 열린우리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인 ‘전멸’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간의 대결에서 지지율을 보면 42.8%와 41.3%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4년 4월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탄핵 역풍을 맞고 쓰러졌지만, 서울에서는 9.8%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금은 탄핵 역풍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 총선에서의 9%의 지지율 이상은 충분히 나온다는 계산이다. 이 지지율 이상을 민주당이 기록하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패하게 된다. 한나라당과의 팽팽한 2파전이 예상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박 전의원의 선거 출마는 분명 수도권 호남표 잠식의 효과가 있어 우리당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강금실 이라는 조커를 손에 든 열린우리당이 박주선이라는 뜻밖의 장애물을 어떻게 뛰어 넘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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