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관한 미술가들의 색다른 고백
'책'에 관한 미술가들의 색다른 고백
  • 이문원
  • 승인 2003.12.22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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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프로젝트 - 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전
문학과 미술은 분명히 다른 쟝르의 예술이고, 서로 만날 수 없는, 그리고 가끔씩은 서로 만나기를 '꺼려하는' 예술 형태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에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북 프로젝트 - 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전에서는 보기 드물게, 이 두 가지 갈래의 예술형태가 서로 만나 고백하는, 정확히 말하자면 미술이 문학의 상징인 '책'이라는 아이템에 다가가 '책'에 대한 미술가들의 입장과 감상을 고백하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13명의 어린이, 44명의 미술가가 한데 모여, '책'을 주제로 조각, 설치, 회화, 아트북 등에 걸친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북 프로젝트 - 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전에는, '책'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보다 더 가깝고 친숙하며 즐거운 의미로서의 '책'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일단 '물속 도서관 꾸미기'를 살펴보기로 하자. 아이들에게서, 그리고 심지어 어른들에게서도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작품은, 두레박으로 책을 끌어올리는 등의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마르지 않는 샘'으로서의 책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시각화시키는 대담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 마치 '걸리버 여행기'의 세계 속으로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지나치게' 조그마한 책과 '지나치게' 거대한 책, 달걀 껍질 위에 적혀진 텍스트, 천정에 책을 매달아 망원경으로 책을 볼 수 있게끔 만든 전시 등이 눈길을 끌며, 이들 색다르고 과감한 작품들을 통해 '책'에 대한 관람객들의 개념을 '미술'이 다잡는다는, 좀처럼 보기 드문 시도에 성공하고 있다. '크로스-쟝르'의 기운이 더더욱 높아져가는 요즈음, '책'과 '미술'이 만난 색다른 전시를 통해 '크로스-쟝르' 세계의 매력에 한껏 빠져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장소: 금호미술관, 일시: 2003.12.19∼200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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