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와 고건은 물 건너갔다
김근태와 고건은 물 건너갔다
  • 윤여진
  • 승인 2006.06.1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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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마지막 카드는 장상 공동대표인가?
5.31 지방선거에서 부활의 가능성을 점친 민주당이 장상 전 총리 서리를 한화갑 대표와 공동 대표로 선출하며 제 2의 도약을 다짐했다. 민주당의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공동대표제로 개정하면서까지 장상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출한 것은 최근 정치권에 불고 있는 女風을 의식한 이유이기도 하며, 시민사회단체와 많은 끈을 두고 있는 인물을 영입함으로써 지지율을 확실히 끌어올려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화갑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면 여권의 계파들이 분열해 탈당 도미노 현상이 올 것이고, 그 중 민주당 성향의 세를 규합해 반한나라당 연합을 결성함으로써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민주당 중심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화갑, 장상 공동대표체제로의 전환은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건, 김근태 놓치고 장상 카드 이상열 대변인은 “중앙위원회에서 공동대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면서 “주요내용은 현행 단일지도체제로 되어 있는 당헌을 공동대표제로 개정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장상 공동대표체제를 위해 당헌을 규정하는 것에 민주당 의원들도 뜻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대표들의 권한행사와 관련해서는 한화갑, 장상 두 대표가 공동으로 당을 대표해 권한을 행사하되 다만 법률적 권한은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한화갑 대표)가 갖도록 하며 공동대표제는 한시적으로 내년 2월에 있을 정기 전당대회 때까지 적용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장상 공동대표를 선출하며 “정당사상 남녀 공동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당이 장상 선대위원장을 공동대표를 선출한 것은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우대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민주당은 한국여성재단이 선정한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 제1호다. 장상 대표는 교육계의 원로며 기독교계 지도자로서 국민의 정부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총리로 지명됐던 분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경험과 경륜을 갖춘 장상위원장을 공동대표로 모시게 돼 앞으로 당의 외연확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장상 공동대표의 의미를 새겼다. 이에 장상 공동대표 역시 “민주당 밖에서의 삶이 훨씬 길었지만 지금은 민주당에 몸담고 있다. 민주당에 들어오면서 민주당에는 대한민국이 부여한 역사적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힘이 있다면 지금 민주당을 도와야한다고 판단했다”고 하며, “우리나라 정당구조가 양당체제라면 민주당은 당당한 한 축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민주당의 존재가치를 인정했지만 민주당이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좀더 성장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민주당이 역사적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민주당의 미래에 대해 확신한다”고 민주당의 진정한 가치를 찾기 위해 당당히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살리기 카드 지방선거에서 부활의 깃발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실상 민주당이 말하는 깃발은 열린우리당의 참패에 따른 어부지리격이었다. 광주와 전남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 그 사실을 증명해준다. 물론, 그곳에서라도 선전을 했다는 것이 민주당에게는 가능성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도 놓치고 고건 전 총리까지 놓쳐버린 상황에 민주당의 승리 분위기 확산은 찬물을 끼얹은 듯 분위기가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더욱이 한 대표는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민주당의 공동대표제는 일련의 민주당 악재들을 물리칠 하나의 묘수로 풀이된다. 한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 경우 민주당에 밀려오는 타격을 완충해보자는 의미인 것이다. 또한 한 대표와 장 대표는 각 각 정치권 안팎에서 인맥을 확대하기 위한 일종의 역할분담의 체제라고 할 수 있겠다. 민주당이 장상 공동대표를 통해 놓쳐버린 김근태, 고건의 힘을 커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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