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아르헨티나 왜 강한가!
우승후보 아르헨티나 왜 강한가!
  • 김윤재
  • 승인 2006.06.24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게르만의 아이들, 청소년 말고 월드컵 우승 노린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1라운드가 마무리 된 현재 이번 대회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 22일 새벽(한국 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펼쳐진 네덜란드와의 C조 3차전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02년에는 죽음의 조 희생양이 되면서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던 이들이 이번 월드컵에서는 절치부심 86년 이후 20년만에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당초 유럽 전통의 강호 네덜란드, 유럽 예선 1실점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아프리카 축구 최고의 다크호스 코트디부아르와 한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는 지난 대회에 이어 죽음의 조에 속하며 험난한 여정이 예상됐지만 단연 월등한 전력을 과시하며 2승 1무로 순조롭게 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랐다. 젊은 아르헨티나와 마라도나의 후계자들이 이제 월드컵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25일 새벽 4시(한국 시간)에 라이프치히에서 D조 2위를 차지한 멕시코와 16강전에서 맞붙는다. ◆부활한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이번 월드컵 경기를 보면 그들이 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지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본선 첫 경기에서 공격의 선봉에 크레스포, 사비올라의 투톱을 내세웠다. 여기에 천재 미드필더 리켈메가 모두 득점에 관여하면서 전반전에만 2골을 몰아쳐 아프리카 돌풍 코트디부아르를 잠재우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조별예선 2차전에서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상대로 거둔 6-0의 승리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과 더불어 파괴적이라는 표현의 강력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이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전반과 후반에 각각 3골씩을 뽑았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유럽 예선에서 단 1골 밖에 허용하지 않은 수비의 팀이었지만 아르헨티나는 현란한 패스웍과 빠르고 기술적이며 강력한 공격으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점수차의 승리를 거뒀다. 조 1위자를 놓고 다툰 네덜란드 역시 아르헨티나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나란히 2승으로 16강을 확정지은 네덜란드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득실차에서 우위를 보여 비기기만 해도 조 1위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이었음에도 오히려 시종 맹공을 펼치며 네덜란드를 압도했다.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모든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쳤고, 이 모든 것을 이끈 것은 감독 호세 페케르만이다. ◆페케르만의 아이들, 청소년팀의 집약체 ‘세계 청소년 대회의 승부사’ 호세 페케르만은 지난 2002 월드컵 당시 16강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아르헨티나 축구를 단숨에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의 위치로 끌어올렸다. 월드컵에서 가장 많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브라질(5회)이지만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가장 많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브라질이 아닌 아르헨티나(5회)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이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아르헨티나는 페케르만이 청소년팀을 맡은 뒤 95, 97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했고, 2001년에 다시 우승했으며, 지난 2005년에도 우승을 차지해 브라질을 제쳤다. 페케르만은 2005년, 청소년 팀에서의 위업을 인정받아 대표팀 감독으로 지목됐다. 페케르만은 95년에 청소년팀 주장을 맡았던 소린을 대표팀 주장으로 임명했고, 97년에 청소년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리켈메에게 공격형 미드필더와 상징인 10번을 줬다. 2001년 득점왕과 MVP를 차지한 사비올라가 공격진의 한 자리를 차지했고, 2005년에 득점왕과 MVP를 차지한 18세의 신동 메시를 대표팀에 전격 발탁했다. 여기에 베론, 사네티, 사무엘 등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캄비아소, 부르디소, 막시 로드리게스 등 청소년 대표 출신의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다. 페케르만은 남미 예선에서 2위를 차지했고,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브라질에게 1-4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쳐 위기에 직면했고,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시킨 것에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많은 이의가 있었지만 진정한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이들 불만을 일거에 일축시켰다. 페케르만은 4차례의 청소년 대회 우승을 이끈 주축 선수들을 규합시켰고, 이들을 멋진 팀으로 변모시켰다. 남미 특유의 개인 플레이가 아닌 빠르고 정교하고 기술적인 패스 타임으로 상대의 압박을 분쇄했고, 꼭 필요한 순간에만 그들이 가진 기술을 펼쳐 효율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아르헨티나 공격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은 전적으로 페케르만의 공이었다. 독일 월드컵에 나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4차례나 청소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 청소년팀에서 페케르만이 10년간 준비해온 노력의 총집약체다. 여기에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인 테베스와 마스체라노가 가세하며 아르헨티나 축구의 밀레니엄 제네레이션이 완성됐다. 아르헨티나의 창의적인 공격을 이끄는 선수들은 모두 170cm 안밖의 작은 신장을 가졌지만 힘과 기술, 속력과 창의력을 두루 갖춘 최고의 재원들이다. 그들 개개인이 마라도나의 위업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들이 동시에 뛰면서 만드는 시너지 효과는 마라도나 시절의 아르헨티나가 보였던 파괴력을 그대로 재현해내고 있다. 언제나 우승후보로 꼽히면서도 아직까지 두 번 밖에 우승을 못한 아르헨티나. 페케르만의 아이들이 청소년 대회 우승이 아닌 월드컵 우승을 할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