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탓 선거참패"에 부담 느낀듯
이주성 국세청장이 지난해 3월 15일 취임한 이래 1년 4개월여 만에 27일 전격 사퇴하자 그 배경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부처의 장. 차관들도 몰랐던 만큼 갑작스러운 발표에 다른 사연이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청장은 이날 국세청 간부들에게 밝힌 사임 소회를 통해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업무가 마무리되거나 체계를 잡아감에 따라 청장직을 마무리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적기에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줌으로써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조직의 신진대사를 통해 새 기운과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 현 시점에서 용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국세청이 전했다. 최근 들어 이 청장이 사퇴할 것이라는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 청장의 갑작스런 사표 제출에 매우 놀라는 분위기다. 실제 이 청장은 이날 국회 결산심사에 참석한 데다 다음달 초 한. 중 국세청장회의 등 바쁜 일정을 잡아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청장의 사퇴 결심을 부추긴 것은'5·31 지방선거' 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록 국세청이 정책을 입안하는 부처는 아니지만 집권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부동산과 세금'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청장은 최근 사석에서 측근 인사들에게 "책임있는 정부 부처의 공무원으로서 선거결과를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지방선거 이후의 참담한 심정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후임 청장에는 내부에서 발탁될 경우 전군표 국세청 차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원도 강릉출신으로 경북대를 나온 전 차장은 행정고시가 20회로 서울지방국세청 한상률 청장(21회)과 주요 국장들보다 앞서 있고, 현직 차장인데다 대통령직 인수위에 파견된 점 등 덕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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