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모은 900만원 장애인 단체에 기부
폐지 수집을 하며 생계를 잇고 있는 80대 할머니가 수십년간 모아온 900만원을 장애인단체에 기부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19일 대구지체장애인협회에 따르면 대구시 수성구에 사는 정성란(82) 할머니가 전날 장애인협회 사무실을 찾아와 수표 900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정 할머니는 장애인협회측에 "이 돈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꼭 써 달라"며 신신당부했다.
정 할머니는 6.25 전쟁이 얼마 지나지 않아 참전 후유증을 앓던 남편을 먼저 보낸 뒤 혼자서 자식을 키우며 껌, 고무줄 등을 팔아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
그 와중에도 할머니는 아들을 대학까지 보냈지만 정작 자신은 매번 점심을 거르거나 수제비로 때우며 일하기 일쑤였다.
지금은 리어카를 끌며 폐지 수집을 하고 있는 정 할머니가 하루에 버는 돈은 고작 몇 천원.
정 할머니는 이날 돈을 기부하면서 별다른 사연을 밝히지 않았고, 장애인협회측은 힘들게 살아온 할머니의 돈 봉투를 받기가 망설여졌지만 "1천만원도 못 채웠다"며 오히려 송구스러워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거절할 수 없었다.
장애인협회측은 이 돈을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 45명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대구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할머니가 전달한 900만원이 우리에게는 9억원만큼 값지다"며 "어려운 이웃을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큰 교훈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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