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엎질러진’ 물? 이건 아니잖아~
이미 ‘엎질러진’ 물? 이건 아니잖아~
  • 김재훈
  • 승인 2006.09.03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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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푸, ‘금품로비’ 의혹 내막
‘한국까르푸’에게 이번 가을은 시련의 계절이 될 전망이다. 자사 매각 과정도 순탄하지 만은 않은 이때, 생각지도 못했던 ‘뇌물’사건이 터지고야 만 것이다. ‘한국까르푸 노동조합’은 지난달 21일 한국까르푸가 경찰서 및 소방서 등 관공서에 수시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해온 사실이 드러났다며 증거자료를 공개했는데, 그 문서에는 자세한 입출금 내역과 동시에 전달한 각 기관, 심지어는 뇌물을 받은 공무원의 이름까지 정확히 명시 돼 있어서 그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까르푸 관계자는 “관행상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문제점은 없다고 판단돼 진다”고 항변 했다. 과연 한국까르푸와 노동조합의 힘겨루기 일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 숨어 있을지 지켜봐야 겠다. 한국까르푸가 경찰서 및 소방서 등 관공서에 수시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21일 까르푸노조(위원장 김경욱)가 공개한 자료<사진>에 따르면, 까르푸측이 금품 등을 전달한 각 기관은 물론, 해당 경찰관의 이름까지 정확하게 명시돼 있다.
증거일까, 오해일까? 지난해 5월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RESULT OF COST MANAGEMENT(비용관리 결과)’라는 제목의 문서를 입수해 공개한 까르푸노조는 “이는 본부장과 점장들이 공유한 문서인데, 관공서 및 공무원과의 유착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안전판’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같은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작성한 이 문서에는 공무원 뿐 아니라, 부녀회, 언론인 등에게도 향응이 제공된 것으로 돼 있다. 김경욱 노조 위원장은 “각 점포별로 연간 천만원 이상의 로비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형 할인점의 소방상태를 점검하는 소방서와 ‘카드깡’, 미성년자 주류판매, 노조의 집회신고 등을 단속, 처리하는 경찰이 수시로 뇌물을 받아갔다는 점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자본과 공권력의 유착은 결과적으로 노동자와 소비자의 권리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직원들에게는 엄격한 규정을 강요하는 까르푸가 실제로는 어떻게 불법적 행위를 저질러 왔는지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에는 노동부에까지 금품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지면서 파문은 점점 커지고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21일, 까르푸로부터 금품 등을 건네받은 기관 및 관계자 명단을 공개했던 까르푸노조가 그 다음날인 22일 “한 점포에서 이달 초에도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기부, 접대용으로 발행됐다”며 “공교롭게도 상품권이 발행된 당일 ‘임금 체불’ 진정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노동부 관계자가 해당 점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공개한 이달 3일자 ‘내부거래송장’에는 까르푸 ‘ㅁ’점이 우수부서로 뽑힌 관리부에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노조 주장에 따르면, 이날 상품권을 수령한 부서는 우수부서 시상과 관계없는 안전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안전팀은 상품권이 아닌 현금으로 50만원을 수령해 간 것으로 확인됐다. 까르푸는 그간 관행적으로 명절 귀향비나 우수사원 시상식 등에 현금이 아닌 상품권을 지급해 왔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그렇다면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은 어디로 갔을까? 이같은 의문에 대해 노조는 당일 ‘ㅁ’점 수납팀이 작성한 ‘상품권 일일재고 및 발행현황’ 표를 주목하고 있다. 이 표에는 10만원짜리 상품권 5장이 우수부서 시상용이 아닌 기부, 접대용으로 발행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런 정황에 대해 노조는 “공교롭게도 그날은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임금체불’ 진정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ㅁ’점을 방문한 날”이라며 “관공서 등에 뇌물을 제공해 온 까르푸가 혹여 노동부에까지 금품을 제공하려 한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미성년자 주류판매’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이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역시 상품권이 현금으로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노조의 주장이 한낱 의혹에 불과하다면, 까르푸는 상품권의 사용 출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부에도 뇌물 줬나? 한편, 노조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한국까르푸의 한 관계자는 “노조의 음해성 의혹 제기에 일일이 답변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답했다. 이어 “노조측이 제출한 증명자료는 내부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문건이다. 액수도 미미할 뿐 아니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세한 내역을 작성한 것이다”라고 언급한 뒤 “자금의 사용내역을 확인해 본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달 초 ‘ㅁ’점을 방문한 해당 근로감독관도 “노조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과연 진실의 열쇠는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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