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4일 국내은행들에 대해 선진국보다는 지리적, 문화적 유대감이 높고 국내기업 진출이 활발한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를 위해 국내은행들의 아시아 국가 현지은행 인수를 강력 유도하는 한편 국내은행들의 해외점포 신설을 허용할 때 진출 예정국가의 경제성장률과 성장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태국을 방문중인 윤 위원장은 이날 방콕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은행들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은행으로서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위원장은 먼저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 산업은행이 최근 해외현지 은행들을 인수했다"면서 "해외점포도 단순한 지점형태의 소규모 점포보다는 현지법인 또는 현지은행 인수 등을 통한 현지화된 점포체제 구축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와 진출 예정국가의 수출입 등 경제 교역량을 감안해 은행들의 해외점포 신설을 허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해당국가의 경제성장률 등 성장잠재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은행들의 진출 예정국가도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보다는 지리적,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 유대감이 높고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은행들은 특히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부실채권처리나 기업구조조정, 투자은행(IB)업무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야 하며 해외 금융기관에 비해 경쟁우위가 있는 소매금융 등 틈새시장에도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금융감독당국도 아시아 현지 금융감독당국과의 교류확대 등 적극적인 금융외교를 통해 국내은행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면서도 "그러나 해외현지에서 벌어지는 국내은행간 과당경쟁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