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세계가 한국의 18세 소년을 주목한 일이 있었다.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일본에서 열린 제16회 세계마술 심포지움(사이타마 하치오지-S.A.M Japan 마술대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 최민수(양정고등학교 3학년) 군이 신비로운 마술과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스테이지 부문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꿈을 향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강한 민수 군. 마술을 더 큰 무대 예술로 승화시키겠다는 그의 의지를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 세계 3대 마술대회 1위 - 스타 탄생의 신호탄
근래 몇몇 마술사들이 권위 있는 세계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국내에서도 ‘스타 마술사’라는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화려한 무대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신비로운 쇼. 과거 마술사들이 마술만을 위한 마술을 했던 것과 달리, 요즘 ‘스타 마술사’들은 마술을 하나의 예술적 공연으로 승화시켜 대중 앞에 선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마술을 눈속임이나, 거짓으로 여겨 천하게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뜻이다. 이제 마술은 과학 중의 과학이며, 예술 중의 예술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최민수 군이 세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스테이지’부문의 경우 단순히 마술적 재주만을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 마술과 연기, 춤, 노래 등이 어우러져 무대를 만들기에 그러한 것이다.
무대 위의 화려한 조명과 그 아래에서 펼쳐지는 숨막히는 마술쇼. 마술은 이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데 그치는 쇼가 아닌, 서정을 담고 있는 종합 예술로 거듭나고 있다. 더욱 발전하고 더욱 감동적인 예술의 장르가 되기 위한 마술의 세계. 그 가운데 민수 군은 또 하나의 별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 “처음에는 부모님 반대 때문에 인터넷으로 몰래 마술 공부를 했었어요”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친구들과 함께할 취미거리를 찾던 중 민수 군은 인터넷을 통해 마술의 세계에 처음 빠져들기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본인은 물론, 주위의 누구도 민수 군이 마술의 길을 걷게 될지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 모자와 지팡이를 이용한 최민수 군의 독특한 마술
차츰 마술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민수 군의 모습에 부모님은 한 때 마술 도구를 모두 빼앗아 버리기도 하고, 회초리를 들어 엄하게 다스리기도 하셨다. 그러나 부모님의 그 모든 반대 노력은 오히려 민수 군이 마술에 대한 갈증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했다. 사춘기시절 자라나는 꿈을 꺾는다는 것은 부모의 입장에서도 무모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수 군의 어머니 신영심(45) 씨는 “민수의 첫 무대였던 학예회를 보고 마술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무대에 서 있던 민수 군의 모습에서 빛을 느꼈다는 신 씨. 그는 “우리 아들이 저렇게 밝은 모습에 환한 빛을 낼 수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어요”라고 말하며, 마술을 향한 민수 군의 열정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했다. 그 이후로는 부모님이 민수 군의 가장 열렬한 팬이 되었다고.
◈ 마술과 혼합된 연극. 그 새로운 시도의 출발점이 되고 싶어
정식으로 마술을 배운 지 이제 겨우 1년 반. 그럼에도 세계 3대 마술대회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민수 군의 열정과 부모님의 배려가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민수 군은 내년 8월 ‘S.A.M Japan 세계마술대회’에 게스트로 초청 예정되어 있다. 마술을 통해 그는 이미 국내외를 오가며 별들의 대열에 다가서 있는 것이다.
“제2의 데이비드 카퍼필드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겠네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민수 군은 당차게 대답한다. “그렇지 않아요. 제2의 누가 아닌, 마술사 최민수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라고. 그의 얼굴은 벌써 세상을 다 가진듯 뿌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자신감 있고, 즐거움에 가득 차 있는 그 표정들. 꿈 많고, 무한한 가능성이 확인된 그의 가까운 미래가 밝아 보인다.
예비 스타 최민수 군. “지켜봐주세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마술사가 되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할게요”라는 말처럼 아름답게 또, 당당하게 라스베이거스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