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열린우리당 차기 대권구도 집중분석
열린우리당 차기 대권주자 후보군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유력한 여권의 대권후보로 거론되던‘빅3’가 무대 뒤로 스러져가고 1군 승격을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2군 주자’들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했던 차기 대권후보 고건 전 총리의 급격한 몰락과 정동영 전 장관, 김근태 의장 등 이른바‘빅3’에 대한 평가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이다.
반면 김혁규, 박원순, 천정배, 김두관, 유시민, 강금실 등‘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돼 오던‘2군 주자’들이 우리당 내부에서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정치 하한기 8월을 지낸 열린우리당 대권 정국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견 정가 일각에서는“어느 정도 예견 됐던 일”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시기가‘빠르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빅3’의 몰락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빅3’의 몰락?
고건 전 총리는‘희망한국 국민연대(이하 희망연대)’ 출범과 함께 지지도는‘거꾸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심지어“희망연대 출범이 고 전 총리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고 전 총리의 지지도는 지난 5월 지방 선거 이후 주춤거리다 다시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가에서는 이미 일찌감치‘고 전 총리의 인기도는 지방선거가 고비일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즉, 고 전 총리가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 전 총리 특유의‘중립의 정치’가 오히려‘독(毒)’이 됐다는 분석인 셈이다.
실제 여·야 대권후보를 통틀어‘부동의 1위’를 달리던 고 전 총리는 어느새 지지도가 거품으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일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고 전 총리의‘희망연대’에 출범과 관련 “잘 안되면 희망연대가 아니라‘구망(舊望)연대’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희망연대 소속 인물들이 대부분 민주당 관련 인사로 채워진 것을 빗댄 말이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 배후에는 고 전 총리 중심의 신당보다는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범 여권 통합’ 차원의 정계개편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 대표의 지적은 현 정국상황에 비춰볼 때 오히려 설득력을 얻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고 전 총리의‘세(勢)’가 예전같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동영 전 장관 역시 여당 의원들의‘차기후보군’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이다.
당초 독일을 거쳐 미국행이 예상 됐던 정 전 장관은 조만간 독일에서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전 장관의 귀국은 우선‘예상 밖’이라는 게 정가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특히 측근들조차 정 전 장관의 귀국 반대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를 뒤로 한 채 귀국을 선택할 이유가 바로 물밑에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여권 내부의 대권구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정 전 장관 역시‘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설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은 귀국과 함께 빡빡한 조직 재정비 스케줄을 이어 나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정 전 장관이 미국행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대선구상을 마쳤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있지만 오히려 여권 내부에서는 정 전 장관이‘대권구도에서 한 발짝 뒤 쳐져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을 정도다.
김근태 의장 역시 상황은 매 한가지. 비록 김 의장이 아직 당권을 잡고‘뉴달정책’을 줄기차게 밀고 있지만 그의 차기 대권에 대한 여권은 물론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이미 여권 내부에서도 김 의장의 역할은‘킹 메이커’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 의장이 위기의 당을 구하고자 자청해서 당권을 잡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특유의‘밋밋한 정치인’이라는 족쇄를 쉽사리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것.
김 의장은 자신이 핵심모토로 내세우고 있는‘사회대통합’을 띄우기 위해‘노동계와 재계, 시민사회가 사회적 협약을 통해 대타협을 이룬다’는 대명제를 대선까지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또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후속 작업 마련에 한창이지만 아직까지 김 의장의 고정적인 이미지에는 커다란 변화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처럼 여당 내부의‘빅3’가 각각 동상이몽속에서도 지지도의 동반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여권 내부에서는 그동안 숨죽여 오던 이른바‘대선 2군 주자’들의 행보가 점차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벌써 여권내부의 여론부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우리당 내부 여론이 급격히‘2군 주자’들에게 쏠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권내부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는‘2군 주자’로는 김혁규, 천정배, 김두관 의원과 유시민 복지부 장관, 한때 여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박원순 변호사, 강금실 전 장관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은 또 최근 여권내부의 기류를 인식한 듯 더욱 바쁜 행보를 보이며 여당의 대권가도 진입을 시도하고 있기도.
‘친노’ 업은 김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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