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못한 한에서 비롯된 열망이 선행을 베풀게 해
노량진 시장 '젓갈 할머니'가 지난 1998년 10억원 상당의 부동산에 이어 다시 1억원 상당의 토지를 대학에 기증했다
한서대는 유양선(74) 할머니가 21일 자신의 소유인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공시지가 1억원 상당의 토지 1500여평을 대학 발전용지로 써달라며 기탁했다고 밝혔다.
유 할머니는 지난 1998년 한서대에 1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탁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주인공이다.
이후 할머니는 매년 가정형편이 어려우면서도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 장학금을 지급해왔으며 희귀도서 기증 등 다양한 형태로 한서대에 대한 애정을 쏟고 있다.
서산출신이기도 한 유 할머니는 한서대 외에도 이 지역 초·중·고교에 장학금 지급, 도서기증 등 선행을 베풀어왔다.
사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32년째 젓갈 장사를 하는 유 할머니의 선행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스콤을 통해 시장에서 젓갈을 파는 할머니가 초·중·고교에 장학금을 주거나 도서를 기증해 보낸다는 미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할머니의 선행은 배우지 못한 한에서 비롯됐다. 부친이 "여자가 공부는 해서 뭣하냐"며 책보를 기름독에 던져버린 탓에 초등학교만 나왔다.
결국 농삿일을 하다가 결혼을 했고 배우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어보려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했다. 남편으로부터 소박을 맞은 할머니는 대신 업동이 딸을 데려다 키워 시집까지 보냈다.
유양선 장학회 이사장인 유 여사는 이날 기증식에서 "못다 한 학업에 대한 열망을 대학생들이 대신해 이루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토지를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