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개大 인문학 진흥책 촉구
80여개大 인문학 진흥책 촉구
  • 김윤재
  • 승인 2006.09.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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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진흥기금ㆍ발전추진委 설치 요구
고려대 교수들이 인문학 위기 타개를 촉구하는 `인문학 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전국 인문대 학장들이 `인문학진흥기금' 설치 등 인문학 발전을 위한 대학ㆍ정부의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 80여개 대학이 참여한 전국인문대학장단은 25일 '오늘의 인문학을 위한 우리의 제언'이라는 성명을 내고 "오늘날 직면한 인문학의 위기가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진정성을 황폐화시킬 수 있음을 자각한다"며 "대학ㆍ정부는 시장논리에 영합하지 말고 충실한 인문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서울 소재 주요 국립 및 사립대, 지방의 주요 대학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장단은 "정부는 인문학 진흥을 위해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관계기관이 `인문학 진흥기금'을 설치하고 관련 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국가 주요 정책위원회에 인문학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인문학적 가치가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도 요구했다. 학장단은 인문학 진흥을 위한 대책으로 ▲인문학 중장기 발전방안을 기획ㆍ실천할 기구로 교육부총리 산하에 가칭 `인문한국위원회'(Humanities Korea)를 설치할 것 ▲전국인문대학장단ㆍ교육부ㆍ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인문학발전추진위원회'를 즉각 구성할 것 등도 제안했다. 성명은 "인간의 삶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상실한 채 폭력적인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며 "인종과 이념 및 종교의 갈등, 생태계 파괴도 그 근원을 따져보면 인문학 경시풍조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학장단은 "연구자들은 인문학이 요구하는 엄정한 자기 성찰적 태도와 적극적인 현실참여로 대안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채 방어적인 인문학 위기담론 뒤로 몸을 숨겨온 경향이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학장단은 그러나 "위기상황이야 말로 변신과 재도약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라며 "대학은 근시안적 시장논리에 매몰되지 말고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져야 하며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조력이야 말로 미래의 비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인문대학장단과 학술진흥재단은 25~30일을 `인문주간'으로 선포하고 26일 오전 10시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개막행사를 개최한다. 개막식에서는 전국인문대학장단 대표로 윤평현 전남대 인문대학장단이 성명서를 낭독하며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인문학 부흥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 강연, 전시, 시연회 등 다양한 학술 행사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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