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채권만기 연장’…허찔린 박삼구 회장
산업은행, ‘채권만기 연장’…허찔린 박삼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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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불발 시 여신 회수할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 접수
▲ 채권 만기 연장 카드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압박해 금호 상표권 허용을 받아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채권만기 연장 카드는 박삼구 회장 경영권과도 연관돼 있어 박 회장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이 뜻대로 매각이 되지 않자 채권 만기 연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채권 만기 연장 카드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압박해 금호 상표권 허용을 받아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채권만기 연장 카드는 박삼구 회장 경영권과도 연관돼 있어 박 회장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려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시 제시된 선행 조건인 20년(5+15년)간 금호 상표권 허용, 금호타이어 대출 차입금 5년 연장, 방산부문 분리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행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표권 문제는 금호석유화학에 동의를 얻었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허용 가능성은 제로다. 때문에 박삼구 회장이 상표권 사용 허용을 동의하지 않으면 매각은 이뤄지지 않는다.

상표권 사용 열쇠는 박삼구 회장이 갖고 있기 때문에 산업은행으로선 뾰족한 해법이 없다. 반대로 채권만기 연장 카드는 산업은행이 쥐고 있어 박삼구 회장을 압박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채권단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2조2천억 원으로 이 중 1조3천억 원이 다음 달 말에 만기가 도래한다. 2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를 열어 금호타이어의 채권 만기를 9월 말로 연기하기로 했다. 3개월 내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종료되지 않을 경우 이 여신에 대한 회수 작업에 들어가게 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이 위태롭게 된다. 여신에는 금호홀딩스 지분 40%가 포함돼 있는데 금호홀딩스는 금호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여신 회수가 이뤄지면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을 접수할 것이란 전망이다.

양쪽 다 카드 하나씩을 쥐고 있는 상태서 누구 한쪽이 먼저 양보를 하지 않는 한 금호타이어 매각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금호타이어 매각 종결 시한은 9월 23일이다.

채권단이 채권 만기 연장 기한을 3개월 연장한 9월로 못 박은 것은 금호타이어 매각 시점에다 맞춰 박 회장을 압박하는 동시에 매각이 무산되면 9월 이후 채권 만기 연장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불발되더라도 채권 만기 연장이 안되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인수 할 수 없다.

한편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문제와 오는 6월 만기 도래하는 채권 연장 건과 관련, 산업은행이 지난 25일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과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오늘(26일) 채권단회의를 소집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한 것을 두고 산업은행의 독단적 해동에 금호타이어 채권은행들이 반발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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