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인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남편을 정신병자로 몰아 병원에 입원시키고 재산을 가로채려한 아내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염웅철)는 12일 남편이 알코올 중독자이고 가족을 상습 폭행하는 것처럼 꾸며 입원시킨 혐의(사기 등)로 A(40.여)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가 남편 B씨와 결혼한 것은 1987년. IMF외환위기 직전 남편이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난 뒤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남편은 A씨로부터 경제권을 빼앗아갔다. 남편의 허락을 받으며 경제활동을 하는데 답답함을 느끼던 A씨가 남편의 신용카드를 몰래 사용하다 약간의 빚을 지자 B씨는 A씨의 외출을 금지하고, 부부싸움을 할 때 폭력을 행사 하는 등 권위적 행동을 자주 해 A씨의 불만은 더욱 쌓여갔다. 급기야 A씨는 '남편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자유롭게 살겠다'는 생각까지 품게 됐고, 2002년 12울 2일 오전 남편이 술에 만취해 잠든 사이 사설 응급환자이송업체에 전화를 걸어 "남편이 알코올 중독에다 자주 폭력을 쓰는 정신이상자인데도 입원시킬 병원이 없으니 호송해 달라"며 B씨를 춘천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병원측이 입원을 위해 가족동의서가 필요하다고 하자 A씨는 두 딸에게 '아버지가 술만 마시고 어머니와 우리를 때린다'는 거짓 진술서를 쓰도록 강요했다. 또 한술 더 떠 이웃 25명에게 돈을 주고 `B씨는 술만 먹으면 불안감을 주므로 병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정서에 서명을 받아 병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3개월간 입원했던 B씨는 2월말 퇴원했지만 A씨의 계획에 의해 경기 가평의 요양원(2003년 2월말∼3월초), 충남 부여의 정신병원(3월초∼5월말), 수원의 정신병원(5월말∼6월초) 등을 전전하며 무려 6개월간 환자 취급을 받았다. A씨는 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남편 명의로 된 예금 6900여만원을 찾아 가로챘고 남편이 집을 자신에게 증여한다는 위조 계약서를 작성한 뒤 소유권 이전 청구소송까지 제기, 9억원대의 집을 손아귀에 넣으려다 남편이 퇴원하는 바람에 소송이 취하돼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본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가족과 정상적인 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처벌은 피할 수 없다"며 "본인도 죗값을 치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