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 수사에서 헐값매각 '본류'로 진입

지난달 31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본사 부회장 및 론스타코리아 유회원 대표에 대한 영장이 청구될 때만 해도 아직 검찰 수사가 '꼬리'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은 론스타가 이미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된 후 외환은행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므로 인수과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에 '몸통'에 해당되는 헐값매각 사건과는 별개라는 것이다.
검찰 역시 지난 3월 국회 재경위 고발로 외환은행 매각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탈세 사건은 본줄기가 아니다"라고 말해 외환불법 반출이나 탈세, 외환카드 주가조작 등 다른 사건들은 지류에 불과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검찰이 외환은행 매각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이 전 행장을 직접 겨냥, 사건의 '본류'로 수사망을 넓히면서 검찰의 칼끝에 따라 향후 파장이 '메가톤'급으로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외환카드 주가조작과 외환은행 헐값매각은 사건의 파괴력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2003년 매각의 불법성이 밝혀진다면 금융권에 미칠 파장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지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자체가 무효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강원 행장의 불법행위가 확인된다 하더라도 론스타 본사 경영진의 개입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결국 몸통수사가 사실상의 실패로 끝나는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검찰이 사건의 중심으로 점차 접근하고 있지만 정말 중요한 핵심은 론스타 본사가 불법행위에 개입했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 전 행장만 사법처리하는 것으로 끝낸다면 결국 '용두사미'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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