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극단이 보여주는 ‘가깝고도 먼’ 사이
일본극단이 보여주는 ‘가깝고도 먼’ 사이
  • 이문원
  • 승인 2004.04.21 1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극단 와라비좌의 "뮤지컬 제비"
일본문화 4차 개방이 이루어진 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레코드점에서 우타다 히카루의 음반이 틀어져도, 케이블 TV에서 일본 드라마가 방영되도 별달리 '희한한' 일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오히려 이렇듯 자유로운 문화교류가 이루어질수록 일본 문화에 대해 관심이 떨어져가고 있다는, 기묘한 양상이 펼쳐져 세인들의 이목을 사는데, 이번에 공연되는 "뮤지컬 제비" 역시 '일본제' 뮤지컬로서, 과연 '일본에서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관심을 끌던 시기를 넘어선 현재에 이르러 어떤 반응을 얻어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02년 8월부터 현재까지 350여회에 이르는 일본 국내 공연을 성공리에 이끌어내고 있는 "뮤지컬 제비"는 임진왜란 직후를 그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국교 회복을 위해 일본에 파견된 조선통신사와 일본으로 불법납치된 그의 아내 제비, 그리고 제비의 일본인 남편인 미즈시마 젠조가 벌이는 '국경을 넘나드는' 삼각관계의 이야기는, 얼핏 우리 관객들에게는 어느 정도 익숙한 내용이 아닌 듯 싶지만, 정작 본국에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을 들려주는 연극으로서 일대 주목을 받아냈다고. 일본극단 와라비좌의 주역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조선시대의 음악, 무용, 의상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고증을 더하여 완성도 높은 뮤지컬극으로 평가받은 "뮤지컬 제비"에는 무용안무에 정명자, 소리에 서현수, 사물지도에 신명, 그리고 의상제작에 이남복이 투입되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손을 맞잡은' 뮤지컬의 첫 타자로서 손색이 없을 듯 싶다.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일시: 2004.05.08∼05.0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