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관능적 사랑의 서사시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관능적 사랑의 서사시
  • 이문원
  • 승인 2004.04.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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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카르멘"(그라운드)
야외 오페라가 근래 들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 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선 일정 기간 - 주로 여름을 중심으로 한 몇 개월 - 동안만 가능한 공연 형식이기에 오페라가 국내에 상륙한 지 상당 기간이 지났음에도 유독 야외 오페라만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지난 2002년 <투란도트>의 대성공 이후, 야외 오페라는 '오페라'라는 어딘지 멀게 느껴지는 장르에 이벤트적인 성격을 새롭게 부여하여 폭발적인 대중적 호응도를 이끌어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따뜻한 계절 5월에 새로운 야외 오페라가 우리에게 다가온다. 바로, 메리메의 원작을 비제가 오페라로, 그것도 바그너의 대규모 악극이 오페라계를 풍미하던 시대에 라틴적인 간결함으로 각색해내어 일대 충격을 안겨준 불멸의 클래식 <카르멘>이 그것. 총 4회에 걸쳐 공연될 예정인 오페라 <카르멘>은 오페라계에 널리 알려진 명연출가 쟌 카를로 델 모카노의 연출, '돈 호세' 역을 맡은 우리 시대 최고의 테너 중 하나인 호세 쿠라와 타이틀롤을 맡은 디바 엘레나 자렘바의 열연, 그리고 스페인 정통 플라멩고 팀이 선사하는 열정적인 무대 등 연출상의 주요소 이외에도, 스페인 세빌리아 지방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초대형 무대 등, 야외 무대에서 가장 폭발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법한 화려한 시각적 요소를 모두 겸비했다 평가되고 있다. '하바네라', '꽃노래', '투우사의 노래', 그리고 '미카엘라의 아리아'에 이르기까지, 오페라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들마저도 익히 알고 있는 아리아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가장 관능적이고, 가장 이국적이며, 가장 화려한 오페라 <카르멘>. 정염으로 그득찬 집시여인 '카르멘'과 그녀를 사랑하는 소박한 청년 '돈 호세'와의 비극적 사랑을, 이제는 시원한 야외에서 보다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무대를 통해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지. (장소: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일시: 2004.05.1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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