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프러스 힐의 "Till Death Do Us Part"
'사이프러스 힐'은 우리에게 조금은 기묘한 방식으로 알려진 뮤지션이다. 먼저,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 앨범에 실렸던 곡인 '컴백홈'을 둘러싼 일대 '표절' 소동을 잊을 수가 없는데, 실제로 서태지가 '컴백홈'에서 시도했던 창법과 노래의 구조는 '사이프러스 힐'의 그것과 놀랄만치 가까워 있던 것.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컴백홈 소동'의 주인공으로서가 아니라, 힙합, 락, 레게, 스카, 덥 등이 모두 하이브리드된 복합적인 형태의 '하이브리드 힙합'의 선두주자 -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창시자격이라는 주장도 있다 - 로서 한번 쯤 '제대로' 평가받아야 할텐데, 이번에 발표된 신보
는 그들의 역량을 단박에 보여줄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듯 싶다.
이번 앨범의 첫 싱글 'What's Your Number'에서부터 그들이 지닌 하이브리드적 색채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 특히 팀 암스트롱의 백보컬 피처링으로 인해 더욱 복합성을 과시하게 된 부분들과, 스카 비트, 정교한 스크래칭, 그리고 리듬감을 강조한 B-Real의 래핑 등을 주목할 만하고, 이 정도면 펑크밴드 '랜시드'의 기타리스트인 팀 암스토롱과 사이프러스 힐의 조화는 합격점을 주어도 좋을 법하다.
'사이프러스 힐'의 대표 앨범 정도까진 안 되더라도, 적어도 '컴백홈'으로만 그들을 알고 있는 이들에겐 '사이프러스 힐'의 진면모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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