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휘두르는 칼에 희생되는 여자들
여성들이 죽음에 이르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5월 들어 여성들이 남성들로부터 폭행․살해당하는 강력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이 피로 물들고 있다.
5월 9일 오전 1시55분쯤, 서울 대방동 보라매공원 앞에서 귀가하던 여대생 김모(22)씨가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은 숨진 김씨가 병원 도착 직후 '점퍼 차림의 40대 남자가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는데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우발적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화장실 들렀다 가슴과 어깨 흉기에 찔려
5월 13일 오전 2시30분쯤, 서울 대림동 G반점 화장실 앞에서 가게 주인 중국동포 김모(39·여)씨가 흉기에 찔려 신음하고 있는 것을 인근 식당 여주인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96년부터 불법 체류해 온 김씨는 이날 남편과 친구 등 4명과 영업을 끝내고 술을 마시고 귀가하기 전 가게 화장실에 들렀다가 가슴과 어깨 등을 흉기에 찔려 변을 당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서 버려진 흉기를 발견, 지문 감식에 나서는 한편, 빼앗긴 금품이 없는 점등으로 미뤄 원한 관계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한편 같은 날 대구 북부경찰서는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헤어진 애인을 납치, 3일 동안 감금한 후 폭력을 휘두른 홍모(30·대구 북구)씨에 대해 폭력 등(납치·감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씨는 지난 2월 27일 오전 7시50분께 대구 북구 한 노상에서 옛 애인 김모씨(23·여)를 유인,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마구 폭행한 후 인근에 있는 원룸으로 끌고 가 옷을 벗긴 채 약 85시간여 동안 감금한 뒤 수십차례 폭력을 휘둘러 전치 4주간의 상해를 입힌 혐의다. 홍씨는 감금 도중 김씨가 구타에 못 이겨 실신하자 인근 병원에 데려가 가명으로 입원시킨 후 병원에서도 계속 탈출을 감시했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유난히 여성대상 강력사건 많았던 5월 13일
광주 남부경찰서는 13일 동거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최모(42)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최씨는 지난해 11월6일 오전 1시께 광주 남구 봉선동 모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동거녀 조모(32)씨와 술에 취해 다투던 중 조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최씨는 "숨진 조씨가 갑자기 구토를 일으키자 119구조대에 신고,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숨졌다"고 진술했었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국과수로부터 조씨가 외부적인 충격에 의한 놔좌상 등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결과를 통보받음에 따라 사건 현장에 있었던 최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혐의를 추궁하고 있다.
하지만 최씨는 "집에 함께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싸움이나 폭행은 없었다"며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최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벌이는 등 혐의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같은 날, 경기 평택경찰서는 애인을 살해한 뒤 사체를 암매장한 오모(37·목수·전북 김제시)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 했다. 오씨는 지난해 3월 27일 오후11시께 평택시 포승면 애인 신모씨(42.여)의 월세방에서 말다툼을 하던 중 신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자신의 무쏘 승용차에 싣고 전북 김제로 가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
춘천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조용준 부장판사)는 13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20대 여성 2명을 살해한 뒤 사체를 불태워 손괴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 기소된 김모(21·무직)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정신감정결과 '경계형 인격장애'를 앓아온 점은 인정되나 사건 범행이 너무 참혹해 사회에 미친 충격 또한 크고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지도 않은 점 등을 고려,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17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된 전모(20.여)씨를 자신이 렌트한 승용차에 태워 돌아다니다 전씨가 '집으로 가겠다'고 하자 실랑이 끝에 목졸라 살해한 혐의다.
김씨는 또 숨진 전씨의 사체를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이틀 후인 같은 달 19일 다시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최모(22·여)씨를 승용차 안에서 목 졸라 살해한 후 홍천읍 북방면 농로 다리 아래에서 사체를 불태운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됐다.
남자들이 날로 각박하고 피폐해 가는 사회로부터 느끼는 좌절을, 근처에 있는 여성들에게 풀려고 하는 심리가 잇단 강력 사건의 원인이 되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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