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앞둔 한나라, ‘막내’부터 나가나?
빅뱅 앞둔 한나라, ‘막내’부터 나가나?
  • 이준기
  • 승인 2007.03.02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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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핵 손학규 탈당설 대해부

한나라당 3월 위기설의 시작은 손학규의 범여권행?
분열위기 극복하려면 대권주자들 경선 참여 선언해야



▲ 손학규 전 경기지사.
한나라당 3월 위기설이 가시화될까.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검증공방이 다소 진정국면에 들어섰으나 경선시기와 방식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정치권 안팎에서 파다하게 퍼지고 있는 ‘3월 위기설’을 막기 위한 응급 처방으로 ‘경선후보 조기 등록제’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만으로 당의 분열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경선 시기와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기 등록 합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풍의 핵은 따로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 측은 “경선 안에 대한 합의가 안 되면 불출마 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해 ‘3월 위기설’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목소리를 높인 것은 지난 26일 목포 상공회의소 초청강연에서였다. 그는 이날 “이대로 가면 내가 뭐 하러 이런 것을 하고 있겠느냐”며 “특정후보를 위해 들러리 세우는 경선 룰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한 것.

“내가 빅2 위한 들러리냐”
그의 발언은 현행 한나라당 경선 룰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빅2의 눈치를 보고 있는 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지사는 “여권이 지리멸렬하니 한나라당은 벌써 대세론에 빠져 줄 세우기 등 구태정치를 일삼고, 과거회귀적인 기류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라며 “거듭된 대선패배 직후 국민의 용서를 구하던 모습은 싹없어지고 말았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경선방식 관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논란에도 “왜 못들은 척 하고 숨느냐”며 “정정당당하게 문제 제기되는 것 중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고 맞는 것은 잘못했다고 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찌됐든 손 전 지사는 당내 경선방식이 빅2에 초점을 맞출 경우 탈당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스스로 강조했던 “정도를 걷겠다”라는 발언에도 묻어난다.

정도를 걷겠다는 것이 한나라당에 남겠다는 것인지, 혹은 범여권행인지 의미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평소 한나라당 주자인지, 범여권주자인지 헷갈리는 차별화 행보와 일련의 발언 등을 볼 때, 범여권 행을 고려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또한 열흘 여밖에 남지 않은 경선준비위의 활동시한도 문제다. 과연 이 짧은 시간 안에 대권주자 간 합의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라 갈등의 골은 깊어질 때로 깊어지고 장기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한 박 전 대표가 경선 6월 실시 방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오히려 3월 위기론의 촉발을 앞당길 수도 있다. 빅2가 경선합의가 손 전 지사의 범여권 행을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현재 한나라당 정세의 탈출구를 ‘경선 참여 선언’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의만으로 당의 분열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경선 시기와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기 등록 합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현재 한나라당 대권주자 중 원희룡 의원을 제외한 빅3는 공식적으로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없다. 다들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고만 했지, 얼마든지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놓은 셈이다.

위기 탈출은 ‘경선 참여 선언’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한나라당이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분열’이라는 두 글자 때문이다. ‘3월 위기설’은 손 전 지사의 범여권 행으로부터 출발할 지도 모른다. 결국 대권주자들의 발을 묶어 놓기 위해선 ‘경선 참여 선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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