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가수 오지총의 꽃과 나비의 꿈
한의사 가수 오지총의 꽃과 나비의 꿈
  • 채규연
  • 승인 2007.05.16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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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총

'Ozzychong Episode #1’이라 이름 붙여진 새 앨범은 그동안 틈틈이 작업하여 라이브 무대에서 불러왔던 노래들로 엮어졌다.

타이틀곡인 ‘花蝶夢(화접몽)’은 꽃과 나비의 꿈이란 뜻으로 소박하고 아름다웠지만 슬픈 꿈일 수밖에 없었던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봄 햇살 같은 따뜻함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 아련한 애틋함이 넘치는 사랑스런 노래이다.

단편영화 ‘위대한 시인’의 삽입곡인 ‘거울’은 오지총 특유의 시원스런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올해 부천영화제에 출품될 예정인 ‘위대한 시인’을 통해 음악감독으로는 첫 데뷔를 하게 되었지만 첫걸음답지 않은 완성도 높은 곡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열두시 넘긴 신데렐라’와 ‘기타를 팔고 오는 길’은 다분히 자전적인 사연을 담고 있는 노래이다. 한 사람으로서의 오지총의 숨겨진 면모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즐거움과 함께 아픈 사연에 가슴 한편이 아파지기도 한다.

마지막 곡 ‘노을’은 이미 지난 해 디지털 싱글로 발표되어 대학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로 제2회 MBC 창작동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동요 ‘노을’의 락버전이다. 정식으로 음반에 담기기를 고대하신 많은 분들의 뜻으로 이번 음반에 수록하게 된 ‘노을’은 보컬과 편곡의 재작업을 통해 보다 완성도를 높였다.


▲ 오지총

정직함과 실력으로 세상을 꾸미고 싶은 뮤지션
"진정한 노래꾼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위해 얼마나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것이지요. 이번 앨범을 계기로 저의 진정한 음악성을 보이도록 열정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2006년 3월, 2집 앨범발표 1여년 만에 2.5집 Ozzychong Episode #1을 발표한 오지총의 뮤지션다운 정확한 표현이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화접몽(花蝶夢)’의 가사는 연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으며, 곡 또한 그의 독특한 미성으로 뱉어지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고등학교 때 기타와 인연을 맺고부터다. 공부보다 음악이 우선이었던 오지총은 주경야독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성적 또한 우등생이었다. 보편적으로 한 사람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만 두 가지를 모두 잘 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오지총은 예외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음악에 심취되어 있었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한의대에 입학하는 영광을 안았다.

대학에 입학한 그는 정식으로 음악을 하기 위해 어려운 한의대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동아리 형식의 밴드그룹에 들어가 축제 때마다 무대에서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음악성을 여과 없이 토해냈다. 이때부터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대학가에서 그를 사랑하는 팬클럽까지 결성될 정도였다.

이것을 바탕으로 1999년 1집 앨범 ‘이봐요 아저씨’를 탄생시켰다. 이후 자우림, 안치환, 풍경, 이정열 등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하면서 각종 행사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렇지만 당시 오지총은 한의대 졸업을 앞두고 있던 터였기에 활동을 잠시 멈추고 국가고시준비에 들어갔다. 마침내 각고의 노력 끝에 정식으로 한의사가 되었다.

따라서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한의사로서 병원에 근무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속에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는 음악에 대한 열정의 불길을 억제할 수가 없어 미래에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을 위해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목이 쉬고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일 정도로 연습했던 것이다.

그러나 새롭게 단장된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하려는 순간 군복무라는 또 다른 임무가 그에게 주어졌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공중보건의로 군복무를 무사히 마쳤다. 이런 와중에도 그는 쉬지 않고 음악전문 웹사이트의 객원 가수 겸 작곡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2집 앨범발표가 늦어지다가 2006년 3월 마침내‘Ozzychong 2nd’를 발표, 그의 따뜻하고 파워풀한 가창력을 인정받으면서 대학가에서 인기를 누렸다. 2집 앨범은 오지총 자신이 작사․ 작곡하여 불렀으며, 편곡과 기타연주와 프로그래밍까지 그의 손끝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2집 앨범을 준비하던 기간은 평화롭지 않았다. 당시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분쟁으로 한참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른 시기였다. 애국심에 불탄 그는 독도를 지키고 사랑한다는 취지에서 ‘외롭지 않은 섬’을 작곡, 평소 친분이 있던 선배 안치환에게 동의를 얻어 함께 녹음까지 마쳤다. 하지만 아쉽게도 2집 앨범에는 이 곡이 수록되지 못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2집 앨범 발매 직후인 4월에 이 곡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ozzychong.com)에 발표했다. 그 결과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처럼 박수갈채를 받았던 이유는 그의 노래가 형용사들로 가득 찬 미사여구로 꾸며진 것이 아닌 초지일관 정직함과 순수성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클럽 DGBD, Sound holic 외 홍대클럽 등에서 공연했으며, 2007년 단편영화 ‘위대한 시인’의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명실공이 만능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노래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지상파방송의 쇼․ 오락프로그램이 아닌 뉴스를 통해서였다. 그것은 그가 불렀던 노래 ‘헌법 제1조’와 ‘대한민국을 위하여’가 2004년 3월 촛불집회가 열렸던 광화문과 전국 10만 인파에게 불렸기 때문이다. 이후 주한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확정되면서 이전반대집회가 열리는 현장에서 Rock으로 편곡된 ‘노을’(작사 이동진, 작곡 최현규, 편곡 오지총)이 주제곡으로 불리면서 지금까지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그것은 그가 민중가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민중가요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열성팬이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오지총은 타이틀곡 ‘화접몽’을 앞세운 대형 뮤지션으로써, 또 한편 생명을 다루는 한의원 화접몽의 한의사로써,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오늘도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에서 새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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