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상장 계열사 넣다, 뺐다 왜?
현대차, 비상장 계열사 넣다, 뺐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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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최근 현대기아차그룹에서는 생뚱맞은 공시를 냈다. 계열사 제외 공시였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개가 약간 갸우뚱거려진다. 이번에 제외된 비상장 계열사는 (주)코렌텍으로 의료기기 제조업체이다. 현대차그룹은 누구나 알다시피 자동차제조 및 생산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물론 기타 사업 영역으로 금융, 철강 등의 계열사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주된 사업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만큼 의료제조업체인 코렌텍의 계열사 편입과 제외는 시각 차이(?)에 따라 이상할 법한 일이다.

▲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 회장 맏사위가 운영하는 (주)코렌텍, 계열사 편입했다가 제외
일각, 비상장사에 대한 지원과 부의 세습 등 부정적 시각 팽배

지난 1월6일 현대차는 계열회사 변경 신고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지난 2005년 계열사로 편입된 의료기기제조 및 연구개발업체인 (주)코렌텍을 계열사에서 제외시킨다는 내용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당사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코렌텍의 지분 30% 미만으로 감소돼, 지배적 영향력이 없음을 사유로 그룹 계열사에서 제외시킨다고 밝혔다.

현대차, 코렌텍 계열사 제외 왜?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2005년경 코렌텍을 경영할 마음도 없었으면서 계열사에 편입시키더니 이제와 제외시킨 것에 의문 부호를 단다.
실제로 코렌텍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현대차가 코렌텍의 경영에는 일체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현대차는 지난2005년 생뚱맞은 의료기기제조업체를 계열사로 편입시켰을까. 당시 현대차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던 중 사업 다각화를 모색, 인공관절 등을 만드는 (주)코렌텍을 그룹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당시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터라 별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렌텍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현대차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비상장사인 코렌텍을 계열사에 편입시켰다기보다, 가족(?)에 대한 지원 차원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곧 부의 세습과도 연관된다.
지난 2008년 4월1일 기준 코렌텍의 최대주주의 주식보유현황을 보면, 대전선병원 선두훈 이사장이 전체 지분 중 9.2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14.58%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0.26%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 정명이씨(0.53%), 정윤이씨(0.26%) 등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렇게 선두훈 이사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은 전체 지분 29.17%를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코렌텍의 대표이사이자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 그리고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다. 선 이사장과 정 고문은 부부관계로 정 고문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맏딸이며, 선 이사장은 정 회장의 맏사위가 된다.


▲ 정의선 기아차 사장.

비상장사에 대한 가족지원과 부의 세습

따라서 일각에서는 병원을 운영하는 맏사위인 선 이사장을 지원하기 위한 현대차 가족들의 지원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비상장사인 코렌텍의 주식을 통한 부의 세습 차원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 재벌 그룹에서는 종종 비상장사 주식을 친인척들이 대거 사들인 후 상장시 어마마한 차익을 남기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에도 과거 비상장 계열사인 글로비스를 통한 비자금 조성, 현대커미셜 편법 매각 등으로 세간의 눈총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정성이 고문이 설립을 주도한 비상장사인 광고회사 ‘이노션’ 역시 부의 편법세습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 고려해 볼 때,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이번 코렌텍을 계열사에서 제외시킨 이유는 이런 무수한 부정적 시각으로부터 빗겨가기 위한 노림수란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단순히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금융당국이 정한 30% 미만으로 떨어져 계열사에서 제외시킨 것 뿐”이라며 “지원설이라든지 부의 편법세습같은 얘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코렌텍 관계자 역시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당시 회사의 특수관계인 지분이 30%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했는데 이제야 공정위가 계열사 제외 조치를 취한 것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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