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신, 참여정부 가치 계승한 ‘노무현 전당’ 탄생...국민참여당 활동 본격화
창당 직후 당 지지도 한나라당, 민주당 이어 3위...3人 지방선거 대활약 기대주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주도하는 국민참여당이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당원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출범했다. 국민참여당은 이날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구성하고 당헌·당규를 채택했다. 이로써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참여정부의 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된 ‘노무현 전당’이 탄생하게 됐다. 국민참여당은 공식출범 이후 실시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한나라당-민주당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등 오는 지방선거에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그 중심 선상에 이병완 창당주비원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現국민참여당 대표)이 비상을 꿈꾸고 있다. 노풍(盧風)을 돌풍으로 만들려는 이들 3인을 본지가 집중 조명해 봤다.
창당 ‘일등공신’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국민참여당 창당 일등공신인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세력으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참여정부가 추구한 정책방향을 전달하는데 큰 버팀목이 돼주었다. 참여정부 집권 말, 일각에서는 ‘노무현 실패론’을 제기하면서 권력 타파의 정치개혁, 부동산 정책 등 참여정부는 어느 것 하나 성공하지 못한 정부라고 평가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이 전 비서실장은 “집권당의 분열과 조중동 프레임 속에 갇혀 추동력을 잃는 것은 사실”이라며 부분적인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낡은 정치와 제왕적 대통령제, 지역주의 청산을 약속하기 위해 최소한 참여정부의 자산을 지키려는 노 대통령의 노력만큼은 이해해 달라”며 최측근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야권의 숱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친노신당 인 ‘국민참여당’이 창당할 수 있었던 건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몫이 컸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기치를 이어가고자 오랜 기간 동안 ‘친노 신당’ 추진에 주춧돌 역할을 하면서 창당 준비에 힘썼다. 그를 비롯한 권태홍 전 참정연 사무처장 등 창당파 들은 지난해 5월 속리산에서 워크숍을 갖고 신당 창당의 이념, 일정 등 창당과 관련한 밑그림을 그려왔었다. 곧 바로 노무현 대통령 서거라는 안타까움 비보가 전해지면서 창당 추진에 잠시 주춤하게 됐다.
하지만 이들은 신당창당 계획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이 전 비서실장은 신당창당의 창당주비위원장을 맡으며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 친노 세력들의 입당을 성사 시켰다. 힘을 얻은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 1월 창당으로 기점으로 한 이른바 ‘국민참여당’ 창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야권 분열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국민참여당 존립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민주당의 한계론을 주장하며 “(민주당은)지역적 한계나 또는 내부의 혁신적 역량이나 비전과 전략에서 지난 국민들의 모든 믿음과 희망을 다 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는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면서 참여정부가 표방했던 가치, 그 한계를, 그리고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당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러한 야권의 우려 속에 2010년 1월 17일 공식적으로 ‘국민참여당’이 출범됐다. 이날 이 위원장은 “중앙권력 뿐 아니라 지방권력이 한나라당 독점 구조로 돼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민주당의 독점구조로 돼 있다”며 “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권력이 이렇게 돼 있다는 건 민주주의 발전에, 그리고 온전한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맞지 않다”고 국민참여당 창당 명분을 설명했다. 그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전략과 관련해 “지방권력이 단순히 도지사, 시장 뿐 아니라 기초, 시ㆍ군 의회에 구성에서부터 시작이 돼야 한다”며 “그래서 저희들은 기초의원을 포함해 광역의원, 그리고 단체장들 전 지역에서 모두 출마 입후보하는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제 이 위원장은 국민참여당의 핵심 축으로 당이 전국당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그의 비중이 크다. 정치권 일각에선 참여정부 때부터 키어온 그의 전략적 승부기질이 지방선거에서 얼마만큼 노풍(盧風)을 불어 일으킬 수 있지가 국민참여당 성공 여하의 변수라고 내다봤다.
‘제2의 노무현’ 꿈꾸는 유시민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유시민 전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11월 국민참여당에 입당,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선언하며 정치권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16대 대선 때부터 줄곧 노 전 대통령의 옆자리를 지키면서 대변인 역할을 자처했다. 이 두 사람은 정치 노선에 있어서 진보 개혁을 논하는 ‘운명의 공동체’이자 동지였다. 그런 정치적 동반자이자 스승인 노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박연차 게이트로 치명적인 도덕적 수모를 견디지 못해 끝내 세상을 떠나면서 유 전 장관은 눈물을 흘리며 비통해 했다. 이 같은 아픔을 딛고 유 전 장관은 반MB정권 타도를 외치며 정치 활동을 선언.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못다 이룬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제2의 노무현’을 꿈꾸고 있다.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국민참여당에 입당한 그는 오는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와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면서 정치권은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유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차기 대권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표명 하면서 정치권을 긴장케 했다.
실제로 유 전 장관은 노무현 서거 이후부터 최근 까지도 차기 대권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줄곧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야권 대권 후보 호감도 조사에서도 유 전 장관은 민주당의 대권 주자로 꼽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의원, 정세균 대표 등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유 전 장관의 상승세는 국민참여당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해 11월 19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참여당은 13.4%의 지지율로 한나라당(30.1%)과 민주당(20.8%)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등 의미심장한 저력을 과시 했다. 또한 최근 1월 조사해서도 3위 자리를 유지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민참여당은 유 전 장관을 차지 대권 후보로 앞세우기 앞서 서울 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이병완 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유시민 전 장관께서는 당 지도부, 그리고 당원들의 뜻에 결심을 이임하겠다고 이야기가 돼 있다”며 “지금 당원들간 이 문제를 가지고 내부적인 토론들을 해나가고 있고, 그 결론이 아마 창당대회 이후 적어도 1월 말까지는 분명한 당의 결심을 나타날 것”이라고 출마 가능성을 높였다.
이 같은 유시민 파워와 국민참여당의 저력은 권위적인 현 정부의 실정에 몇몇 국민들이 지난 정부의 ‘노무현 향수’를 그리워하는 부분에서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모 정치 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민주주의가 역행하는 우려 속에 ‘유시민을 볼 때 노무현’이 보인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라는 말을 종종 들은 적이 있다”며 “이는 유 전 장관이 노무현을 대신할 수 있는 후계자로 각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워가 잠재해 있다”고 해석했다. 친노 성향의 한 야권 관계자는 “실제로 유 전 장관이 대권 후보로서, 서울시장 후보로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은 국민들이 그의 행보를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며 “무엇보다도 ‘노무현 전당’을 표방한 ‘국민참여당’이 명분 있는 당으로 도약할지는 그의 정치적 명운에 따라 좌우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이끈 이재정, 참여당 선장으로
국민참여당의 선장으로 참여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이재정 신부가 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는 종교계, 학계, 시민사회, 통일외교 쪽에서 활발한 정치 활동을 한 인물로, 특히 참여정부 시절 10.4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한 사람으로서 남북 관계 개선 등 중책을 맡아온 핵심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민참여당에 입당한 이 대표에 대해 이병완 창당주비위원장은 “국민참여당이 새롭게 전진할 수 있도록 이 전 장관이 당의 큰 기둥이 될 것”이라며 “초대 당 대표를 맡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 역시 “이 전 장관이 당 대표에 출마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당이 할 것을 생각하면 이 전 장관이 당 대표를 맡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그의 리더십을 치켜세웠다. 이 같은 성원에 힘입어 단독출마로 추대된 이 전 장관은 당원 97%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로 초대 대표로 선출 됐다.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당원 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표직을 수락한 이 신임 대표는 연설에서 “우리 국민들은 미래 정치를 위한 정치 의병을 갈망하고 있고, 국민참여당 당원들이 바로 정치 의병”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살려내는 길이 이 길이기 때문에 국민참여당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필승을 다지며 대응 전략과 관련해 “뜻을 같이 하는 모든 국민, 시민사회, 정치세력과 연대하고 연합할 것을 약속 한다”며 “창당 준비과정에서 제시한 ‘선거연합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및 지방연합정부 구성을 확립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음날 18일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 하며 ‘노무현 정신’ 계승의 적통임을 과시하는 등 ‘국민참여당’의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19일에는 국민참여당 창당과 관련해 정세균 대표와 민주당이 “야권 분열을 조장 시키고 있다”며 ‘기생정당’, ‘선거용 가설 정당’이라고 맹비난 하자, 이에 이 대표는 즉각 반발하며 국민참여당 첫 포문을 열었다. 이날 창당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이) 입에 담지 못할 비판과 악담을 했는데 이는 구태정치”라고 일축,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참여당 창당이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밝힌 응답이 70%나 됐고 야권 분열이라는 우려는 29%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앞으로 굳건한 자리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국민참여당 활동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