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단골손님 ‘춘곤증’ 규칙적 생활로 ‘퇴치’...
춘곤증 극복 생활 요법 '운동 · 수면 · 영양 조화'....
해마다 돌아오는 봄. 어느 날 집을 나서면 문득 귓불에 와 닿는 바람의 감촉이 다르다. 또 따스한 햇살과 함께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이 거리를 매운다. 이제는 두꺼운 옷차림이 거추장하게 느껴지는 이 봄.
이렇듯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이지만 온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겁고 나른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사무실 의자에 앉아 연신 쏟아지는 하품에 주위의 눈치를 보고 있지 않은지, 식용도 없고 조금만 과식해도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3월의 공공의 적 ‘춘곤증’에 대해 알아보자
◆춘곤증은 왜?
흔히 ‘봄 탄다’는 말로 표현되는 ‘춘곤증’은 질병이 아니다. 그러나 춘곤증이 왜 생기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보통 3월 중순에서 4월 초 무렵 나타나는데 마른 땅에 새싹이 돋아나는 것처럼 우리 몸에 필요한 급격한 변화 과정을 신체가 받쳐주지 못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이 되면 낮 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서 몸의 에너지 소비량도 많아지기 때문에 피부의 온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이 때 겨우내 긴장되었던 근육이 풀어짐으로써 마치 더운 물로 목욕을 한 것처럼 나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바깥나들이가 많아지기 때문에 비타민·무기질·단백질 등 각종 영양소도 더욱 필요해지는데,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춘곤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 겨울 동안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긴 영양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춘곤증은 운동이 부족하고 피로가 누적된 사람일수록 심하다. 또 평소에 빈혈이 있거나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추위를 잘 타는 사람, 아침잠이 많은 사람,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일수록 ‘봄을 타는’데 민감하게 된다.
◆증상이 심하면 진찰 받아야...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감, 졸음, 식욕 부진, 소화 불량, 현기증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춘곤증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찾아오는 현상이지만, 증상은 개인의 신체적 특성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춘곤증은 일시적인 계절병이므로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1~3 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없어지게 된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감기, 결핵, B형 간염, 지방간, 갑상선 질환, 고혈압 등 다른 춘곤증이 더불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 춘곤증 이겨내자!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선 규칙적인 생활이 기본이다. 또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과음이나 지나친 흡연을 피해야 한다.
▶ 먼저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춘곤증은 계절의 변화로 생체리듬이 깨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러나 하루 일과를 일정한 계획에 따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에 엄격해야한다. 숙면이야말로 춘곤증을 가장 잘 이길 수 있는 용병이다.
출근하여 업무를 보고 귀가하기까지 자신의 하루 일과에 규칙적인 리듬을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무분별한 과음으로 귀가가 늦어지고 다음날까지 그 여파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춘곤증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하루 세 끼는 꼬박꼬박 챙겨 먹고 술이나 담배,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등은 피해야 한다. 괴기는 되도록 낮에 먹고 졸음을 부르는 당분이 들어간 곡류, 과일, 야채 등은 밤에 먹어 숙명을 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아침을 거르며 점심 때 과식을 하게 돼 무기력하게 오후를 보내게 되니 유념해야 한다. 춘곤증을 이길 수 있는 음식으로 쓴맛이 나는 씀바귀, 쑥 등과 신맛이 나는 오미자, 식초 등을 권한다. 쓴맛은 심장근육을 강화하고 신맛은 간 기능을 활성화시켜 봄의 에너지에 우리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운동만큼 좋은 것은 없다. 다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몸을 힘들게 하여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겨울 내내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맨손체조나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 등으로 긴장된 근육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몸을 움직이고, 밤에는 온수욕을 한 뒤 수면을 취한다면 다음날에는 한결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커피, 음주, 흡연을 피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졸립다고 커피를 자주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주, 흡연을 한다면 몸의 피곤이 심해져 더 졸리게 될 수도 있다.
▶ 비타민B1, C가 많고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 좋다.
봄철에는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3~5배나 증가한다. 따라서 비타민 부족에 빠지기 쉬우므로, 채소와 신선한 과일을 많이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짜면 피로회복과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1과 면역 기능을 돕는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B1은 보리, 콩, 땅콩, 잡곡류 등의 견과류 등에 많이 포함돼 있고 비타민C는 채소류나 과일류, 달래, 냉이 등 제철음식인 산나물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점심은 생선이나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저녁은 곡류, 과일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숙면을 취하는데 유리하다. 오전에 녹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 비타민 B1이 많은 음식
보리, 콩, 계란, 시금치, 돼지고기, 깨소금, 붉은 팥, 강낭콩, 땅콩, 잡곡밥
▶ 비타민 C가 많은 음식
과일과 야채,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운전과 춘곤증
운전 중 춘곤증이 나타나면 주의집중이 안되고 졸음운전으로 이어져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 더구나 이런 경우는 대형사고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장거리 운전의 경우 춘곤증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2시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차 밖으로 나와서 체조를 하거나 자동차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또 창문을 열어서 외부의 신선한 공기와 실내공기를 자주 순환시켜야 한다.
◆춘곤증 예방 '꽃술' 제격
꽃술을 담그는 방법은 라일락 난초 모란 등은 활짝 핀 꽃을 따고, 해당화 장미는 향기 좋은 작은 꽃송이를 고르며, 제비꽃 치자꽃 접시꽃은 활짝 피기 직전에, 등꽃은 길게 늘어진 자색의 이삭같은 꽃을, 원추리는 하루꽃이므로 피는 것과 동시에 꺽어 모으고, 창포는 파란잎을 딴다. 이같은 방법으로 꽃을 모은 다음에는 물에 담가 잘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3배의 소주를 붓고 밀봉한다. 1∼2개월 숙성시킨 다음 내용물은 건져 버리고 술만 걸려 보관하면 꽃술이 된다.
라일락술은 감미로운 향이 으뜸이다. 담즙분비를 촉진하므로 소화와 식욕증진에 효과가 크고 특히 육식을 할 때 반주로 이용하면 좋다. 난꽃술은 뇌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정신을 집중하는 일이나 창의적인 일을 할 경우 약간 마시면 머리를 맑게 해준다. 모란꽃술은 피를 맑게 하고 통증을 가볍게 해주기 때문에 부인들의 생리통, 생리불순에 좋다. 해당화술은 소화를 돕고 오장기능을 튼튼하게 해준다.
술은 잘 마시면 기분전환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지만 많이 마시면 위와 간에 손상을 주고 몸을 상하게 된다. 하루에 소주잔으로 한두잔씩 식사때 반주로 마시거나 자기전에 마시는 것이 좋다.
◆한의학 - 춘곤증 봄나물이 보약
한의학에서 사람의 일생은 목(木) ·화(火)·토(土)·금(金)·수(水)의 오행(五行)으로 볼 수 있다. 목은 생명이 탄생하고 자라는 유아기에 해당되고, 화는 열정의 청년기, 금은 안정되는 중년기, 수는 기운을 갈무리하는 노년기에 해당한다. 단, 토는 목·화·금·수의 기운을 중화시켜주는 태극으로 전 인생에 골고루 영향을 미치므로 따로 시기가 배속되지 않는다. 이 구분에 따르면 아이들은 쑥쑥 자라나는 목(木)기가 충만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봄 역시 목(木) 기운이 충만한 계절이다. 그런데 목(木)은 토(土)를 억제하고, 이 토 기운이 바로 몸 전체의 기(氣)를 주관하는 비위(脾胃)를 담당하기 때문에 봄이 되면 졸리면서 기운이 없어지고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도 안 되는 춘곤증이 생긴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보다 목 기운이 더 강하기 때문에 춘곤증이 더 잘 발생한다.
춘곤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뇌의 활동을 돕는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제철 나물인 냉이, 달래, 미나리, 씀바귀 등 비타민 B·C가 많이 든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과 영양식으로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 피로에는 한약이 도움이 된다. 봄에 기운을 돕는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인삼·백출 등이 들어 있는 사군자탕이나 보중익기탕이 있다.
오후만 되면 졸려서 기운을 못 차리는 아이들에겐 냉이감자수제비를 만들어 먹이면 효과적이다. 멸치국물로 수제비를 끓이다가 감자, 냉이, 호박 등을 같이 넣어서 만들면 된다. 냉이는 향긋하면서도 단백질과 칼슘, 철분, 비타민A가 풍부하고 한의학적으로도 간기능을 보강해주고 위를 튼튼히 해주는 효능이 있다.
외기욕과 일광욕도 봄철 아이들 면역을 길러주는 데 좋다. 좋은 공기는 피부와 허파뿐 아니라 전신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여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햇빛에는 생명력을 활성화시키는 독특한 치유 에너지가 들어 있다. 최근에는 적외선·자외선뿐 아니라 가시광선도 치료 목적으로 의학의 영역에 도입되고 있다.
또 생애 처음으로 일광욕을 하는 아기는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반사광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조금씩 익숙해지면 날씨가 따뜻하고 바람이 적은 날을 택해서 외기욕과 일광욕을 함께 하면 된다. 일광욕을 할 때는 항상 무릎 아랫부분부터 시작해서 허벅지, 배꼽, 가슴의 순서로 올라오면서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5~10분이면 충분하다. 매일 조금씩 시간을 늘리다가 2주 정도 지나면 하루 30분씩 일광욕을 시키면 된다.
일광욕을 할 때는 반드시 모자를 씌우고 머리와 얼굴이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갑작스럽게 기온이 변하는 날이나 황사바람이 부는 날, 그리고 설사 기운이 있을 때는 외출시키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일광욕을 끝낸 뒤에는 보리차나 과즙 등으로 수분을 보충해야 하며, 1시간쯤 잠을 재우는 것도 좋다.
한의학 원전인 황제내경에는 봄철 양생법을 ‘봄에는 밤을 새지 말고, 남을 벌하지 말고, 베풀고 칭찬하며, 만사를 여유롭게 하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봄에는 항상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춘곤증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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