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축제분위기, ‘정국 주도권’잡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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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쇼크’…정국 메카톤급 후폭풍

민주당이 호기를 맞았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벼랑 끝 승부수가 오 시장 본인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것과 동시에 보수진영 전체에도 막대한 타격을 미치며 민주당에 기회를 안겨준 것. 민주당은 복지화두를 정치 전면에 내세워 민심을 공략하는 한편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강하게 압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걸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판돈이 컸던 만큼 주민투표 무산에 따른 민주당의 몫이 상당해졌다.

물 만난 고기

민주당은 주민투표가 뚜껑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무산됨에 따라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최대의 화두였던 복지를 정치 전면에 앞세워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3대 무상복지 시리즈 등 복지 이슈로 민심을 공략할 기회를 얻게 된 것. 손학규 대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와 관련, “시장만능주의와 토건주의에 대한 사망선고가 내려졌다복지가 시대의 흐름인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무상급식 투표 결과는 복지의 승리이자 민생의 승리라며 서울시민은 차별을 거부하고 화합을 선택했다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과 민생에 투자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라는 민주당의 양대 노선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실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번 주민투표로 챙긴 것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장직과 차기 대선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무상급식 주민투표’f는 하나의 화살로 쏘아 떨어뜨리는 모양새가 됐다. 오 시장이 주민투표와 관련,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 한명을 그 자리에 주저앉히게 된 것.

정치권 인사들은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언급한 것이 엄밀히 말하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 진실성에 의문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치는 생물이라 지금은 대선 불출마 의지가 확고하다고 해도 내년 대선이 되어 봐야 모든 것을 확실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유력 대선후보 몰락

그러나 이들은 오 시장이 공식석상에서 약속을 한만큼 현재로써는 유력 차기 대선주자를 한명 제외시키게 된 것이라며 그가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여 왔으니 야권의 입장에서는 대어를 낚게 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오 시장의 시장직 사퇴로 10월에 치러지게 될 서울시장 선거도 민주당의 주요 공략처가 될 전망이다.

주민투표 결과가 나온 후 민주당은 오 시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해왔다. 재보선 시기가 오 시장의 시장직 사퇴시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이 곧바로 시장직 사퇴를 선언하고 물러날 경우 1026일 재보선 지역구에 포함, 차기 서울시장을 뽑게 된다. 하지만 10월 국정감사 이후 물러난다면 서울시장 재보선은 내년 총선과 함께 치러진다.

그러나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 서울시장 선거와 총선을 함께 치르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주장에 따라 오 시장의 사퇴 결정이 빨라졌다. 결국 오세훈 시장은 8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직에 즉각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정치권 논란과 행정공백 최소화 위해 즉각적인 사퇴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재보선 출마자 넘쳐

이에 따라 민주당 등 야권도 10·26 재보선 체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미 선거에 나설 명단이 속속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천정배 최고위원이 2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보듯 보수진영의 결집이 상당하다. 야권이 수권세력임을 보여주고 통합을 끌어낼 후보가 필요하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시동을 걸었다.

천 최고위원은 출마하려면 선거일 60일 전에 주소지를 옮겨야 하는데 (1026일 보궐선거가 실시되면) 26일이 마감일이어서 불가피하게 발표하게 됐다고 오 시장의 사퇴 선언이 있기도 전에 출마 선언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서울시장 후보감으로 거론되는데 대해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해 보지 못했다면서도 지금까지 제가 해 온 일을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이 밖에 김한길 전 의원이 우리 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이 나가야 한다. 그 저울대 위에 저도 올라가 경쟁력을 달아볼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박영선 정책위의장, 한명숙 전 총리, 추미애·전병헌 의원, 이계안 전 의원 등 10여명이 자천타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 후보단일화로 오 시장을 위협하는 지지율을 보였던 만큼,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여운이 가시지 않을 상태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에서는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주민투표에서의 낮은 투표율이 야권에 대한 지지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와 보폭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역풍의 위협 있다

다만 10.26 재보선은 총선 전초전의 성향을 띌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다, 서울시장직은 한나라당으로써도 포기할 수 없는 정치적 요지라 여야의 총력전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여론전문가는 오 시장과 한나라당이 주민투표에서 진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포스트 오세훈을 뽑는 문제는 이와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하지 못해 그 안에 담긴 표심을 확인할 수 없듯 낮은 투표율을 전부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인식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정치권을 뒤흔드는 큰 사건들은 후폭풍과 함께 역풍을 동반했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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