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한미동맹의 미래와 한국의 선택
(신간소개)한미동맹의 미래와 한국의 선택
  • 전명희
  • 승인 2005.07.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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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래지향적 공조' 필요
미국은 우방이다. 미국은 우리에게 세계를 향한 창이고, 우리는 그 창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고 나갔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같이 울어줘야 한다는 것을 실천하기라도 하듯, 미국이 어려움에 빠지면 아파하고 슬퍼했다. 우리가 미국 도움으로 나라를 지키고 미국 덕에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사이는 어느새 많이 변했다. 진보세력이라고 주장하는 집단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미감정은 악화됐다. 미국으로서도 꼭 챙겨주었던 한국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지원해야 할 개발도상국에서 어느새 경쟁 대상국으로 크기가 바뀌었다. 1980년대 이후 통상마찰이 한미 관계의 핵심 문제로 부각되고, 국제정치 무대와 경제전쟁의 현장에서 만나는 양국이 늘 같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 한미 관계의 변화로 우리 내부의 파열음도 커졌다. 정치권에서는 ‘자주파’와 ‘동맹파’가 논리 다툼을 벌이고, 산업계는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를 비판하며 통상마찰을 이야기한다. 호불호를 떠나서 이는 미국의 중요성이 여전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으로서는 양국의 관계 규정과 그 규정을 통해 국익 극대화를 도모하는 게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 9명의 지식을 담은 ‘한미동맹의 미래와 한국의 선택’은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다. 저자들은 삼성경제연구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미 관계는 여전히 비대칭적 관계라고 규정한다. 이들에게 미국은 여전히 우리의 안보와 경제 발전을 위한 든든한 대들보로 인식돼야 하는 대상이다. 한국에서 미국의 비중은 정서적인 면은 물론 다양한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경제부문만 하더라도 그렇다.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과 투자 자금 유입액 등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외국인 투자자의 50% 이상이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도 미국계가 제일 많다. 오승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양국 관계 증진은 개별 사안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벗어나 보다 큰 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미의 경제 갈등을 일거에 해소할 방안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서 찾는다. FTA는 국제통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으로 제격이다. FTA가 성사되면 당장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의 정보기술에 미국의 선진 금융체제의 장점이 접목된다면 그 파급력은 더 커질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한국과 미국의 공조는 어느 때보다도 긴요하다. 한국이 통일을 위한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시점에 자주 추구와 현실감각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파열음을 양산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한국에 돌아온다. 저자들은 중국 경제가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일부에서 미국의 전략적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단언한다. 중국 경제의 놀라운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의 규모가 미국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25년은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 중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화 과정에서 나타날 사회·정치 불안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중요성은 여전하며 앞으로도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향후 수년간은 한미 양국의 반세기를 결정하는 새로운 미래 지향적 동맹의 기초를 놓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지만, FTA 성사를 비롯한 ‘전략적 계획’만이 한미 관계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이 책이 내리는 결론이다. 또 양국을 이어주는 밧줄이 짧아서 서로에게 닿지 못하면 양끝에서 조금씩 움직이면 된다는 게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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