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모든 병사 업무 간부들이 맡아
지난1일 오전 8시, 공군 제8전투비행단 정문 초소에는 평소 기지 출입을 담당하던 임국환 병장 대신 헌병대대 운영계장 이원상 대위가 K-1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에 임하고 있다.
정문 초소 뿐 아니라 평소 병사들이 근무하던 곳이면 어느 곳이든지 간부들이 대신 근무에 임했던 이날은 공군 제8전투비행단 '병사의 날'. 전 장병이 부대의 근간은 영내병사라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명랑하고 활기찬 병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병사들의 축제일이다.
대표병사 12명으로 구성된 '병사의 날 준비위원회'는 행사 두 달 전에 소집되어 '능동적인 신세대 병사들의 행복한 하루를 만들자'는 목표를 정하고, 최대한 많은 병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충분한 토의를 거친 끝에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을 준비하였다.
군에 있는 병사들에게 부대행사 는 아무리 그들을 위한 날이라 하더라도 피곤한 날이 되기 십상이다. 평소 담당하고 있는 업무 이외에도 행사준비가 더해져 업무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8비는 병사들이 행사를 스스로 계획하고 진행했을뿐 아니라 부대전체에 '근무 금지령'을 내려 순도 100%의 진정한 '병사의 날'을 만들어냈다.
헌병대대는 병사의 날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밤샘근무도 마다않고 기지 전지역 경계근무를 간부들이 전담해 병사들의 휴식을 보장하여 화제가 되었다.
행사도 행사지만 '병사의 날'의 백미는 이날 하루만큼은 8비 병사 모두가 업무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하루를 즐기는 마음뿐이다.
이날 5시간 동안 정문 경계근무를 담당했던 헌병대대 이원상(33) 대위는 근무를 마치고 나서 비록 하루 동안의 근무이지만 병사들의 고초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 병사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금같은 하루를 보장받은 병사들은, 먼 곳에서 찾아와 부대에서 따로 마련한 VIP 숙소와 외래자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친구·연인들과 함께 부대 곳곳에서 펼쳐지는 밴드공연과 응원단 공연장, 축구·농구·스타크래프트 대회장을 거닐고, 커플 노래자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이날 진행된 17가지 이벤트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역시 부대 내 푸르매동산에서 펼쳐진 '연인과 함께 그네뛰기'코너. 30여 쌍의 커플이 출전한 그네뛰기 행사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우승한 병사는 3박 4일의 포상휴가를 얻어 즉석에서 연인과 함께 휴가를 떠나 주위 병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김동현(24)병장은 "꿈만 같은 하루였다. 자치위원회를 맡아 이렇게멋진 행사를 기획해준 동료병사들과 행사를 지원해준 부대에 감사한다"며 "함께 공연을 구경한 여자친구도 이렇게 좋은 부대라면 나도 입대하고 싶다고 했다"며 밝게 웃었다.
병사의 날.행사를 지원한 8비 단주임원사 강창규 원사는 "병사들 스스로 명랑하고 활기찬 병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자치제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앞으로 군이 나아가야 할 길, 이라며 엄정한 군기를 유지하는 가운데 병사들간에 최대한 정다운 병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설명=헌병대대 운영계장 이원상 대위가 경계근무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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