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직원, 그는 왜 죽음을 택했는가?
KT직원, 그는 왜 죽음을 택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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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이뤄진 노동탄압이 이제는 끝나야 한다' 는 유서를 남기고 50대의 KT직원이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졌다. 그의 유서에는 KT관리자의 노조 투표 개입 정황이 드러나 있고 이 직원이 죽음으로 이에 항의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5분께 순천시 팔마체육관 주차장에서 KT광양지사 김모(53)씨가 카니발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차량 조수석에는 양철화덕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으며 빈 소주병과 유서가 발견되었다.

경찰은 김씨가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으로 3일 전 쯤 숨진 것으로 보고 사망원인에 대해 수사 중에 있다.

그러나 KT측은 김씨가 그동안 부채문제로 고민해 왔으며 노조의 임단협 찬반 투표에 개입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10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 임단협 찬반을 묻는 투표용지를 찍은 사진을 A4용지에 출력해 놓아  KT측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그의 유서에는 'KT 노동조합 단체교섭 찬·반 투표 후 검표가 두려워서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 '반대 찍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찍으라 엄포 놓았다'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 '15년간 사측(KT)으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젠 끝났으면 한다' 는 내용등이다.

유서가 조작된 것이 아닌 이상 KT측의 노동탄압 문제는 피해 갈 수 없는 사안이며  KT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예상이 된다.

동료 직원들도 '뭔가 있다.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해 준비해온 것으로 느껴진다'는 등 김씨의 죽음을 놓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전국적으로 KT직원이 목숨을 끊거나 과로 등으로 쓰러져 숨지는 상황이 잇따르고 있는 점과 숨진 김씨가 근무했던 KT광양지사도 최근 김씨를 포함해 3명이 숨졌다.  

그러나 여수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노동탄압에 대해 언급한 유서를 고인이 남겼지만 아직 정밀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K모씨는 "얼마나 압박과 정신적 고통이 심했으면 임단협 찬반 투표용지에 찬성 도장을 찍은 뒤 사진 촬영하고 출력한 종이에 죽음의 뜻을 썼겠느냐"며 "이는 죽음으로써 무엇인가를 말하고자 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꼭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KT의 임단협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 붙여져 82.1%의 지지로 통과됐다. 노조가 임단협안을 회사 쪽에 사실상 백지위임했다는 주장속에 노노갈등이 예고됐다.

사측과 노조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투표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후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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