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창고, 문화를 담다…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
[여행] 창고, 문화를 담다…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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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가볼만한 곳⑤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일원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만경평야는 일제강점기 수탈의 대상이었다. 일본은 곡식을 보관하기 위해 1920년 양곡창고를 지었고, 양곡창고는 100년간 그 자리를 지켜왔다. 전라선이 복선화되면서 제 기능을 잃은 양곡창고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예술이다. 마을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완주군이 예술가들과 함께 VM아트갤러리, 문화 카페 오스, 디자인박물관, 김상림목공소, 책공방 북아트센터, 책박물관을 갖춘 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를 만들었다.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비비정마을에도 들러보자. 마을 사람들이 만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400여 년 전부터 한지를 만들어온 대승한지마을, 완주의 보물이 가득한 송광사도 함께 돌아봐야 할 완주의 관광자원이다.

만경강이 유유히 흐르는 만경평야는 풍요로운 삶의 공간이다. 이 넉넉함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이곳에서 생산된 곡식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철로와 쌀을 보관하는 창고가 만들어졌다. 이중 그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은 1920년대에 지은 창고 5동과 1970~1980년대에 지은 창고 2동으로 구성된 삼례 양곡 창고다. 이곳은 2010년까지 창고로 사용되었으나, 전라선이 복선화되어 철로와 역사가 옮겨가면서 그 기능을 잃었다.

예술의 온기, 불어넣다

100년 가까이 한자리를 지켜온 삼례 양곡창고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예술이다. 완주군이 마을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예술가들과 힘을 모아 2013년 6월 5일에 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를 열었다. 각 공간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 작가들이 예술 주제를 풀어냈다. 예술가들은 공간의 변신을 꾀하되, 건물 안팎의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 근현대 예술이 한자리에서 빛날 수 있게 배려했다. 오래된 벽체와 함석지붕, 높은 천장을 지탱하는 구조물, 통풍이 잘되어 습기가 차지 않도록 내부 벽면에 ‘W’ 모양으로 붙인 둥근기둥과 ‘H’ 모양 사각 나무 기둥은 새롭게 만든 작품처럼 벽면을 장식한다.

▲ VM아트갤러리 내부 ⓒ한은희

건물 내부의 옛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공간은 비주얼 미디어 아트를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VM아트갤러리’와 지역민의 문화 교육을 담당할 문화 카페 ‘오스’다. VM아트갤러리에서는 W모양 둥근 나무기둥을 작품의 재료로 활용한 현대적 영상물도 볼 수 있다. 빛을 활용한 작품을 전시한 〈ART IS FUN〉展이 7월 30일까지 열린다.

(사)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이 전시된 ‘디자인박물관’은 삼례문화예술촌의 시작점이다.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사용하지 않는 양곡 창고를 문화 예술 창작 공간으로 재탄생시키자는 논의를 했다고 한다.

▲ 디자인박물관 내부 ⓒ한은희

아예 창작공간을 옮겨온 예술가도 있다. ‘김상림목공소’와 ‘책 공방 북아트센터’다. 김상림목공소에는 작가의 작업 공간 외에 10여 년 동안 잘 말려 다듬은 나무의 결을 따라 사람 모양으로 깎아 만든 자목상, 못 하나 박지 않고 짜 맞춤으로 만든 가구, 장인들이 사용하던 공구들이 전시된 공간도 있다. 차후에는 목공을 배워 장인이 되고자 하는 제자도 길러낼 예정이라 한다. 활판인쇄에 사용하던 활자와 기계들이 전시된 책 공방 북아트센터에서는 직접 책을 만들 수 있다. 사전 신청제로 가죽 다이어리 워크숍도 운영한다.

‘책박물관’에서는 9월 22일까지 〈완주 꿈꾸는 책마을〉展이 열린다. 전시 주제는 박물관의 역사다. 영월에서 책박물관을 시작한 1999년부터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옮겨오기까지 과정을 전시로 구성했다. 책박물관이 소장한 옛 교과서와 교과서 삽화, 송광용 씨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40년간 써온 만화 일기 131권 등 흥미로운 전시물이 가득하다.

▲ 책공방 북아트센터 내부 ⓒ한은희

볼거리·즐길거리 ‘가득’

삼삼예예미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비비정마을이 있다. 만경강 변에 자리한 이 마을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정자가 있다. 마을 이름이 된 비비정이다. 조선 선조 6년(1573)에 무인 최영길이 별장으로 지었다고 전해지는 정자의 지금 모습은 처음 지어진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완산8경 중 하나로 손꼽히던 옛 풍경만큼 여전히 아름답다.

비비정마을에는 등록문화재 221호로 지정된 완주 구 삼례양수장이 있다. 삼례와 익산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양수장이다. 양수장 옆에는 마을에서 기른 농산물을 사용해 주민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내는 ‘비비정 농가레스토랑’이 있다. 마을 상부에 자리한 휴게공간 ‘비비낙안’ 옆에 물을 저장하던 시설도 남아 있다. 지금은 마을 전망대를 잇대어 사용한다.

 

▲ 비비정 ⓒ한은희

완주군의 관광자원이 가득한 소양면에도 볼거리가 많다. 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던 흔적이 발견된 대승한지마을에서는 400여 년 동안 한지를 만들어왔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닥나무가 주요 재배작물이다. 이곳에서 닥나무 채취부터 한지를 만드는 전 과정은 물론, 완성된 한지로 다양한 공예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한지의 역사를 전시하는 전시관, 부채를 만드는 장인의 솜씨도 관람할 수 있다. 가족단위 체험으로는 한지 고무신 만들기, 부채 만들기 등이 준비되었다. 부채 작업장 앞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전통 놀이 체험장이다. 높은 기둥에 매어진 그네를 타며 바람을 가르고, 널빤지에 올라 깡충거리며 널뛰기를 한다. 원반던지기와 투호는 덤이다.

▲ 대승한지마을 전경 ⓒ한은희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된 송광사는 보물이 많다. 사찰의 중심 건물인 완주 송광사 대웅전(보물 1243호), 대웅전 안에 모셔진 완주 송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복장유물(보물 1274호), 십자형으로 지어진 완주 송광사 종루(보물 1244호), 완주 송광사 소조사천왕상(보물 1255호)이다. 송광사는 완주 사람들의 쉼터다. 주차장에서 일주문으로 이어지는 길에 늘어선 아름드리나무 그늘과 대웅전 뒤쪽에 마련된 작은 쉼터에서 쉬어 가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까닭이다. 사찰 입구의 작은 찻집에서 시원한 차 한 잔으로 더위를 식혀보는 것도 좋겠다.


〈당일 여행 코스〉
힐링 여행 코스 / 삼례문화예술촌→공기마을 편백 숲→점심식사→안덕건강·힐링체험마을→송광사
체험 여행 코스 / 삼례문화예술촌→비비정마을 체험, 점심식사(비비정 농가레스토랑)→고산자연휴양림(밀리터리테마파크)→대승한지마을 한지 체험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삼례문화예술촌→비비정마을 산책→점심식사(비비정 농가레스토랑)→공기마을 편백 숲→안덕건강·힐링체험마을(숙박)
둘째 날 / 고산자연휴양림(밀리터리테마파크)→점심식사→대아수목원→송광사→귀가

〈여행 정보〉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삼례역, 하루 8회(06:35~22:45) 운행, 3시간 15분 소요.
[버스] 서울남부터미널-우석대, 하루 12회(06:30~18:40) 운행, 2시간 10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호남고속도로 삼례 IC→삼례IC사거리, 우석대학교 방면 우회전→약 2.5km 진행 후 방촌마을 방면 좌회전→방촌길 따라 이동→삼삼예예미미(삼례문화예술촌)

○ 주변 볼거리
위봉사, 위봉폭포, 위봉산성, 대둔산도립공원, 모악산도립공원, 화암사, 고산향교
 

 

출처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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