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지금, 연대냐 재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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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심상정-안철수…新야권연대 가시화

민주당이 연이은 선거 패배로 제1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한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 움직임과 맞물려 야권전체에 판이 바뀔 수 도 있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여기에 갈 길 바쁜 민주당은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수사와 관련,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최근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며 국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어 당내 계파 갈등도 재연되는 듯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전국적 연대기구를 조만간 출범, 대여 동력을 원내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장외집회 등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종북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은 일단 제외됐지만 시민단체와 종교계 등 외부세력들을 수혈해 연대기구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6일 국회에서 한 토론회에 공동 참석하며 신 야권연대의 움직임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금 야권연대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이 야권의 구심점이 되지 못하면서 야권연대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시스

야권재편 움직임 모락모락
민주당 구심점 회복위해 동분서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 야권연합 구도가 나오는 것은 민주당 이종걸 의원과 심 원내대표, 안 의원이 공동 주최한 동양사태 관련 토론회에 김 대표가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려고 일찍 노력하기만 했더라도 수많은 서민들이 피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고, 심 원내대표는 “금산분리 강화와 금융감독체계 보완, 특히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독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안 의원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피해를 막지 못한 데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검찰 수사와 금감원 그리고 감사원 감사 등을 촉구했다.

물론 이날 토론회에서 동양사태 이외에 별다른 언급이 없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변화에는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는 등 다양한 관측들이 쏟아졌다. 민주당과 정의당, 안 의원이 각자 국정원 개혁 방향을 제시한 가운데 동양사태에서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이 신 야권연대의 태동을 알리는 서막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들이 여기에 시민단체와 종교계 등 활동반경을 넓힌다면 범야권이 포함되는 야권연대가 그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재보선 패배후 세력재편 가시화
민주당 약화속 안철수 신당창당 가속화

하지만 이 같은 민주당의 생각이 탄탄대로는 아니다. 안 의원 등이 연대기구에 힘을 지속적으로 보탤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일정 부분 참가를 한다고 해도 이미 안 의원측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며 독자세력화에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으로선 곧 태동할 안철수 신당을 그냥 바라 볼 수는 없는 현실이다.

여기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과 안 의원과의 관계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 불출마한 손 고문은 강연정치로 정지작업을 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은 항상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 정가의 목소리다.

친노의 움직임도 야권 재편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지난 대선을 불공정 선거로 규정한 성명을 발표한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치 다시 주류로 복귀하기 위한 사활을 건 모습처럼 보여지고 있다.

여기에 친노 홍영표 의원이 지난해 야권 단일화 과정의 비화를 담은 비망록을 출간하면서 당내 역풍을 불러 계파 갈등이 벌어지는 형국이 됐다. 유성엽 의원은 홍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안 의원과 우리는 언젠가는 다시 힘을 합쳐 정권을 탈환해야 하는 동반자가 아닌가”라며 “이런 식으로 물밑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기득권 포기 선언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강도를 높혔다. 또 강기정 의원도 “비망록은 아직 세상에 빛을 보이긴 좀 이르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계파갈등 재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안철수 신당 야권 정치지형 변수 등장
국민행동의 연대 가능성에 주목

지난 10월 재보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던 안 의원 측은 창당을 가속화하고 있다. 송호창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존의 실패한 당들이 했던 전철을 반복하지 않고자 신중하게 정책과 미래 비전을 먼저 만들고 있고, 그 비전을 헌신을 통해 현실화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엔 민주당 소속 호남권 일부 기초·광역의원들이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며 야권의 지각변동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여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참여하는 정치모임 ‘평화민주국민행동’도 출범하며 야권재편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민행동은 상도동계 김덕룡 전 의원과 동교동계 권노갑 전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정대철 고문, 불교방송 전 이사장 영담 스님,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 등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안철수 신당’과 국민행동의 연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 사전교감이 없었음을 밝혔지만 “정치를 새롭게 혁신하자, 대안 세력을 만들자는 것은 저희가 지금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을 모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연대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국민행동도 내심 부정적인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연대설은 지속적으로 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신당 파급효과에 대해 “안 의원이 없었으면 지난 대선의 각축이 없었다”면서 “지금 안철수 현상을 잘 관리하는 것이 야권의 재편과 관련해서 중요한 문제이며 다만 이것이 야당 분립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이 대단히 슬기로운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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