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살찌우는 힘은 ‘신용’
기업을 살찌우는 힘은 ‘신용’
  • 장혜원
  • 승인 2003.08.11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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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우먼파워 100인〉(9) - 「화인코리아 박성희 대표」편
지난 4일 '제7회 여성 경제인의 날'을 맞아 국무총리표창상을 받은 화인코리아 박성희 대표(40)를 만났다. 11년간 원료(향) 수출입에 주력해 온 박 대표에게 '신뢰'는 회사를 살찌우는 밑천이나 다름없다. 이런 자산이 쌓이고 쌓여 '제품이 좋다. 박 대표 믿을 만하다'라는 소문이 돌고 돌면서 화인코리아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래서일까. 이들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박 대표는 '돈'에 사활을 건 기업들이 난무하는 세상에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기업간의 신뢰 구축', '사회 환원' 등으로 모범적인 기업상을 보여주고 있다. ― 국무총리표창상을 받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 신제품에 대한 도전, 향에 대한 끊임없는 개발, 원료를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 수입 원료 국산화 등을 노력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나 봅니다. 그리고 수상 후보로 오르기 위해선 회사의 공적사항 외에도 사회 봉사 활동을 보더라구요. 일본인이 한국으로 관광을 왔을 때 숙박할 거처가 마땅치 않으면 저희 집에서 함께 지내곤 합니다. 흔히 홈스테이라고들 하죠. 이외에 꽃동네나 천사원에 관심이 있어 후원했던 것이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구청에서 새로운 인물을 찾으려는 찰나에 제가 기업대표로는 나이가 어리다 보니까 부합되었나 봅니다. ― 화인코리아 설립 배경은 ▲ 화인코리아를 설립하기 이전에는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면서 수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우연찮게 어떤 분이 '너를 통해서라면 한국 물건을 수입해 보고 싶다'라고 제의를 해 와 회사가 탄생하게 됐죠. 92년 방글라데시에 미싱부자재 및 다양한 재료들을 수출하다가 가격면에서 대만, 홍콩에 뒤쳐져 꼭 '수출만이 능사는 아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한 동안은 원료 수입에만 치중했습니다. 그런데 수출에 미련을 비리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한국에 달러를 벌어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차리게 됐습니다. ― 화인코리아 대표가 되기까지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면 ▲ 저희 남편(화인향료 대표 권학택)의 적극적인 외조가 없었더라면 순조롭게 회사를 끌고 오기가 힘이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동종업계에 있다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그리고 두산그룹 부회장으로 계신 외삼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언제든지 준비하고 있으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는 삼촌의 말씀이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맞더라구요. ― 회사를 경영하면서 운영상의 가장 어려운 점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재정 부분에서 많이 어려워들 하잖아요. IMF 외환위기에 엄청난 액수의 부도를 맞었어요. 거래처 또한 덩달아 부도가 나는 바람에 악재가 겹쳤죠. 그런데 다행히도 제가 노력하는 부분을 인정해 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죠. 권모술수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거래처 사장님은 '반드기 (돈) 갚아주겠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거래처의 기술이나 원료를 돈과 맞바꾸었죠. 4여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말입니다. 그 거래처 사장님께서는 우스개 소리로 '원수를 꼭 갚겠다'며 최근 대기업과 손을 맞잡고 부지런히 뛰고 계십니다. 예전의 믿음 덕분이지 '다른 업체가 아닌 꼭 화인코리아와 거래하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어찌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 화인코리아의 주력 상품은 무엇인지. 그리고 마케팅 전략과 향후 시장성 전망에 대해 ▲우리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상품은 향(香)이다. 현재 자체적으로 향을 이용한 완제품을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회사를 처음 차렸을 때 초지일관하는 모습으로 원료 납품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가령 결제를 기다려준다든지, 원가를 조정해 수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등 업체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마케팅은 특별한 전략이 없어요.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업체와 거래하면 속이지 않고 그 물건을 성심성의껏 납품을 해요. 제가 적극적인 영업을 별로 못해요. 그런데도 소개차 오는 분들이 많아요. 누구 소개 받았다는 말씀도 안하시더라구요. 오늘도 두 업체를 방문했는데, 무작정 보더니 알던 사람인 것처럼 그냥 오면 안된다고 하면서 계약을 맺자고 하는 거에요. 한국 사람들 대부분이 모든지 '빨리빨리' 잖아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줄 수 있는 느긋한 마음이 있었으면 해요. 비교적 전망은 좋은 편이에요. 전자, 화장품 업계 등 많은 회사들은 경제 악화로 다들 힘들어하잖아요.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나온다 해도 다시 그 업계에 종사하더라구요. 향도 마찬가지로 여러 향료 회사가 있어요. 기존의 향료 회사를 치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품질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어야돼요. 이런 상황이라 시장이 난립될 소지가 있어요. 너무 부딪히다 보니 현재는 절 믿고 거래하는 회사와 손잡고 싶어요. 음료수 업체에 저희 향이 많이 나가고 있어 오히려 부도 걱정이 줄었어요. 대기업이 망한다 해도 수출이 많잖아요.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화인코리아만의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해 특허 출원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화인코리아에서 만들어낸 자체 상품이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만나볼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즉 세계적인 브랜드를 갖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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