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을 노래하는 힙합
◆민중을 노래하는 힙합
요즘은 대학생들도 운동권 학생이 아닌 이상에는 ‘민가’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가슴을 치며 민주화를 열망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떤 의미로는 젊은 세대와 민주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세대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힙합과 민가. 어떻게 보면 절대 어울리지 못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느낌은 젊은 세대 뿐 아니라, 기성세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MC스나이퍼가 다시 부른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는 전형적인 힙합의 각운이 맞혀져 있을 뿐만 아니라, 절규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듯 피를 토할 것만 같은 보컬의 목소리에서도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무자비한 구타와 연행으로 사태를 수습한 나라에 대한 집단 비판현실에 대한 혼란으로 이어져 몸에 불 지른 전태일의 추락 나는 말 하네 늙은 지식인들이 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이들은 몸으로 실천했음을” MC스나이퍼가 다시 부른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가사의 일부이다.
가사만 본다면, 그 내용의 무게에 견디지 못 하고 음악 감상을 쉽게 포기해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음악의 리듬은 젊은이의 귀에 익숙해져 있는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적인 감각의 리듬을 바탕으로 70~80년대 잊혀져 가고 있는 우리의 아픔을 담아 놓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어색하지도 않고, 억지스럽지도 않다. 그런 이유에서 MC스나이퍼가 다시 부른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는 세대를 넘어서는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마구잡이식으로 따라하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우리 대중 문화계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살아 있는 정신으로 음악다운 음악의 길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타락의 길로 빠져들고 있는 대중음악계에 그들처럼 자존심을 지키는 뮤지션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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