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군소 야당과 정치연합 가능할까?
한나라, 군소 야당과 정치연합 가능할까?
  • 김부삼
  • 승인 2006.02.22 0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국중당 "선거공조는 있을수도 없는 일"
7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민련과의 합당으로 세를 불리고 있는 한나라당이 과거와 달리 군소 야당과의 선거공조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21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5.31 지방선거와 관련해 민주당 및 국민중심당과 선거공조를 타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중소 야당과 선거에 공조한다는 원칙만 합의하면 연합공천은 쉽다"면서 "2월 임시국회가 끝나 다른 당들이 본격적으로 지방선거 채비에 들어서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그 대상으로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을 거론하며 "이 세력들 간에 과거 정치과정에서 일어난 잘못이 있다면 반성하고 나가면 된다"면서 "이념적 지향성이 크게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민주당, 국민중심당 측과 만나 공조 가능성을 실제로 타진중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연합 또는 공조 전략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말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이 원내대표가 제기하는 연합공천 방안의 경우 상당수 의원들이 실현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고, 느슨한 형태의 선거 공조 방안 역시 "당장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연대라는 게 공천문제 등 정당간 이해 관계가 너무 상충돼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에 대해 "서로 영. 호남에선 실익이 없고, 수도권에서는 효과가 있어도 공천문제 때문에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여당도 그런 그림을 그리려는 것 아니냐"고 여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범민주세력 통합론'을 지적하며 "한나라당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세력간 연대에 대해 난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취약한 호남과 충청권에서 민주당, 국민중심당이 한나라당을 도와주고 민주당이 취약한 영남권에서 한나라당이 도와주는 예를 들며 "선거연합을 하기로 원칙을 세운다면 연합공천 가능성도 높고 이는 낮은 단계의 연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국민중심당과 구체적인 물밑 접촉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 원내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실현이나 합의는 없다"면서 "여러 통로를 통해 의견, 분위기, 견해 등을 모으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박근혜 대표나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구체적으로 논의할 정도면 진전된 단계이고 지금은 큰 그림을 두고 정치적 구상을 조심스럽게 운반하는 중"이라면서 "박 대표 역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신념을 가진 세력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원칙적 차이가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이 공조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정당들 역시 쉽게 한나라당과 `짝짓기'를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호남 지역의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두렵고, 국민중심당의 경우 `고건발(發) 정계개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어 대선 국면까지 판세 읽기에 시간을 투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턱도 없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반노 연대'를 한다고 해도 민주당이 얻을 것이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손을 잡으면 광주·전남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공동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합공천은 없다. 독자후보를 내고 5.31지방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것인 만큼 이 논의는 여기서 끝내주기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심 대표는 "정치적 야합에 의해 자민련을 흡수하는 한나라당도 자민련의 주인인 충청도민들의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자민련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