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회장은 지난 27일 시간외매매로 SK C&C 주식 245만 주를 3810억 원에 대만의 훙하이그룹에 매각했다.
훙하이그룹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하청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인 팍스콘의 모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대만의 이동통신회사를 인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훙하이그룹이지만 이동통신 기술은 잘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의 SK텔레콤과의 협력을 염두에 두었고 SK C&C의 주식을 블록딜로 매입하게 됐다.
SK C&C는 SK그룹의 지주회사격으로 최태원 회장은 매각 이전에 SK C&C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매각 후 지분이 33.1%로 줄긴 했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했으며 뿐만 아니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10% 넘게 있어 경영권에도 큰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최 회장의 지분 매각으로 훙하이그룹은 SK텔레콤과 SK C&C와의 협력을 이룰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다. SK텔레콤의 통신기술뿐만 아니라 SK C&C와의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바탕으로 현지 이동통신사를 인수해 4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를 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SK C&C가 보유한 이동통신 관련 부가서비스 또한 배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최 회장은 개인 채무를 일정 부분 변제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는 것은 재계에서도 잘 알려진 상황.
하지만 영어(囹圄)의 몸이 된 최 회장은 올해 보수를 받지 않기로 함에 따라 채무 원금과 이자를 갚기 힘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보수를 받지 않는다면 채무변제가 힘든 상황일 수밖에 없다는 추측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SK C&C 관계자는 “회장님의 이번 주식 매각은 SK텔레콤과 SK C&C의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음과 동시에 개인채무 또한 변제할 수 있게 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책임경영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통합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훙하이그룹도 회장이 직접 방문하며 관심을 보인 만큼 향후 대만 시장 진출에도 이번 매각이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사포커스 / 전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