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된 농담을 잘 하는 전 직장동료에게 여자를 만나게 해준다며 모텔로 유인한 다음, '미성년자 성매수자'로 몰아 현금을 갈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강도상해 혐의로 경기 일산의 한 인터넷광고업체 회사원인 정모씨(24)와 공범 고모씨(26·무직), 지모씨(24·무직)를 검거, 이들 중 정씨와 고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특수강도 등 전과 15범인 지씨는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 상태다.
경찰에 의하면 주식투자로 수천만 원을 벌었다는 피해자 송씨(43)의 농담을 사실이라고 믿은 전 직장동료 정씨가 미성년자 여성 두 명과 함께 송씨를 경기 양주시 장흥면 소재 모텔로 끌어들이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이어 짜여진 각본에 따라 고씨와 지씨가 들이닥쳐 자신들을 오빠라고 속인 뒤 여동생과 성관계를 가진 파렴치범이라며 협박과 폭행을 마구 휘둘러 빼앗은 체크카드를 이용, 현금 95만원을 갈취했다. 이 과정에서 전 직장동료 정씨는 송씨에게 합의를 유도하는 연기까지 서슴치 않았다.
전치4주의 늑골 골절을 당한 송씨는 함께 투숙한 여성들의 외모가 성숙해서 미성년자라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 폭력조직 '세븐파' 조직원 고씨, 지씨와 정씨는 고향 선후배 사이다. 이들은 송씨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장소와 만일 저항할 경우 끌고 갈 곳까지 정해 놓고 대포차량까지 동원하는 계획성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칫 묻혀버릴 수 있었던 사건이, 정씨가 친구들에게 자랑 삼아 떠벌린 범행 사실을 알게 된 송씨의 신고로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최모씨(17·여)와 지모씨(17·여)의 행방을 뒤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