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출자 여부 ‘묵묵부답’…속타는 팬택
이통3사 출자 여부 ‘묵묵부답’…속타는 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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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지원 여부 결정 14일까지 연장

▲ 팬택 상암동 사옥 ⓒ팬택
벤처신화의 주인공인 팬택이 회생이냐 침몰이냐 기로에 섰다.

촌각마다 마른침을 삼키는 팬택 임직원들에게 6일의 시간이 더 주어졌지만 결론이 어떻게 날지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8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들은 팬택으로 받아야 할 판매장려금을 출자전환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다. 하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통3사가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은 SK텔레콤 900억 원, KT 500억 원, LG유플러스 300억 원에 달한다.

이통3사들로서도 고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결국 채권단에 어떤 얘기도 하지 않았다. 이통3사들은 출자전환을 할 경우 일정 부분 팬택의 단말기를 판매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더욱이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업체의 분리가 대세인 이동통신 시장에서 단말기업체를 직접적으로 돕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채권단은 일말의 희망을 갖고 14일까지 이동3사의 결정 시한을 연장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시한 연장과 상관없이 이통3사들이 출자전환을 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좀 더 많다.

현재 국내 단말기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이 3분할 하고 있다. 팬택의 시장 점유율이 경쟁사들에 비해 처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팬택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저변에 깔려 있다.

그동안 팬택은 자체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대형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해내지 못한 업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한 ‘베가 아이언’은 단말기 테두리를 이음새 없는 메탈로 둘렀다. 이는 대형사들도 공정이 많고 세밀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개발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팬택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이음새 없는 테두리를 두른 베가 아이언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다.

팬택은 마케팅보다는 기술개발(R&D)에 더 많은 시간과 재화를 투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 절반 이상이 기술개발을 위한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새롭게 출시하는 단말기는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제품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시장에서 경쟁자인 팬택에 53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팬택 지분의 10.0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투자를 이끌어 낸 것은 박병엽 전 부회장의 노력이 컸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팬택의 기술력을 인정했고, 업계에서도 국내 단말기 시장이 2강 체제로 가는 것보다는 3강 체제로 가는 것이 ICT 생태계를 위해서도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소속 유통 상인들도 팬택의 회생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지난 4일 자신들이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판매장려금 일부를 출자전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와 이통3사의 적극적인 동참도 호소했다.

KMDA 소속 유통 상인들은 팬택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이에 낀 약자이기 때문에 팬택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며 팬택 살리기에 나설 것임을 밝혔지만 이들의 목소리도 묻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통3사가 출자전환을 거부할 경우 팬택은 법정관리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법정관리를 맞는다 해도 이통3사가 팬택의 단말기를 구매하지 않으면 팬택으로서는 법정관리를 벗어날 수 없다.

매각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국내 업체 중에서는 팬택을 인수할 회사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해외 기업이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문제와 함께 기술유출이란 국민적 반대가 있을 수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은 14일까지 이통3사에 출자전환을 수용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팬택의 생사 여부는 불과 일주일 남았다. [시사포커스 /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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