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도의 한 사원에서 한국의 일부 개신교인들이 기도를 하고 기타를 치는 등 전도하는 동영상이 보도돼 파문이 확산 중이다.
8일 <법보신문>에 고타마 싯달타가 깨달음을 얻은 성지 부다가야 마하보디 사원에서 지난 4일 오후 한국인 3명(남2•여1)이 “오직 하나님만이 구원”이라고 외치며 벌이는 일명 ‘땅밟기’ 전도 동영상이 올라갔다. ‘땅밟기’란 개신교를 믿지 않는 장소를 직접 발로 밟으며 개신교 믿음을 전하는 선교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은 현지시각 7월4일 오후 5시경 이 사원에서 묵언 수행 중이던 비구니 법수 스님이 대탑 입구에서 한국인 3명이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부르고 기독교식 기도를 하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법보신문은 비상식적 행동을 멈춰달라고 요구한 법수스님에게 “하나님만이 오직 구원이다”, “구원받지 못한 이들이 불쌍해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선교행위를 강변했다고 보도했다.
법수 스님이 “오늘 부다가야에서 벌인 일을 한국에 알리겠다고 호통을 치자 그제서야 이들이 자리를 떴다”고 한다.
이날 이들의 튀는 행동은 사원을 돌보는 인도 스님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공개될 수 있었다. 1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아버지를 정말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를 향한 마음 전달되게 해 주소서”, “아버지 거룩한 사랑 받게 하소서” 등을 크게 소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마하보디 사원은 불교의 4대 성지의 하나로 성지순례를 위해 스님들과 불교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현장을 목격한 법수 스님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몇 해 전 봉은사에 들어와 기도를 하고, 미얀마 스님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티베트 사원에 성경을 묻었다는 등의 내용을 뉴스로만 보다가 실제 눈앞에서 이런 일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법보신문은 이러한 한국 기독교인들이 마하보디사원에서 ‘땅밟기’라는 공격적 선교행위를 벌인 것이 알려질 경우 “종교간 분쟁과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위험소지마저 안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한 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이같이 몰상식한 행위를 벌였다는 점에서 국제적 망신을 피할 수 없다는 비난도 제기될 전망이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