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학생은 결혼비용으로 8368만원을 이상적인 수준으로 기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경희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유계숙 교수가 2012년 5~6월에 걸쳐 서울 지역 4년제 대학교 재학생 중 결혼 의사가 있는 응답자 384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소비욕구 수준이 높게 나타났으며, 자신의 결혼비용은 평균 8368만원 선으로 보고 있었다. 특히 성별에 따른 본인부담 결혼비용을 보면 남학생이 1억814만원, 여학생이 5974만원으로 나타나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약 5000만원 가량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양성평등화 추세 속에서도 남학생의 결혼부담 기대비용이 여학생에 비해 5000만 원 정도 더 많이 나온 것을 보면, 대학생들 의식구조 속에 ‘신혼주거 제공은 신랑 쪽 의무’라는 부거제(父居制) 전통에 ‘남자는 집 마련, 여자는 혼수’라는 분담 전통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대학생들의 기대결혼연령은 평균 29.76세(남 30.63세, 여 28.90세)로 뚜렷한 만혼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기대결혼연령 지연이 본인부담 결혼비용 상승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대학생의 과시적 소비욕구가 기대결혼비용을 상승시킴으로써 기대결혼연령을 간접적으로 지연시키며 이 과정에서 기대결혼비용이 매개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결혼비용문제, 성차별적 결혼비용 부담구조 및 과시적 혼례문화의 병폐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현재의 만혼화 추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지속적인 저출산 현상이 보다 심화될 우려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유 교수는 “대학생들에게 결혼준비교육을 통한 인식개선과 함께 신혼집 마련 등 결혼지원 정책을 미혼 청년층까지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