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국제도시, 경제성 ‘낙제’ 주민불만 ‘폭등’
청라국제도시, 경제성 ‘낙제’ 주민불만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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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누출·부실 시공 ‘의혹’·쓰레기 문제 첩첩산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광역시, 한국농어촌공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인천 청라국제도시가 그 위용을 대부분 갖췄지만 초기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으로 ‘빚 좋은 개살구’만 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청라국제도시와 인접해 있는 SK인천석유화학에서 불꽃과 함게 소음이 발생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야간에 집회를 열기도 했으며, 대우건설이 건설한 푸르지오 아파트는 부실 시공 문제로 1년 반이 넘도록 갈등을 겪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매립지에서 풍겨 나오는 악취로 인해 여름이면 창문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 지난 14일 인천시 서구 원창동의 SK인천석유화학에서 파라자일렌 공장에서 불꽃과 함께 소음이 발생해 인근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에 앞서 11일에는 석유 원료인 나프타가 유출되면서 악취가 인근 지역에 퍼져나갔다. ⓒ뉴시스

SK인천석유화학, 지역주민 반발에 ‘사면초가’

지난 14일 새벽 인천광역시 서구 석남·원창동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 공장에서 불꽃과 소음 등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고 당일 밤 지역 주민 200여 명은 공장 앞으로 몰려가 야간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라며 성난 목소리를 냈다.

인천시의원과 서구의원들 10여 명도 회사를 방문해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라며 회사 측에 항의했다.

회사 측은 시운전 중 처리되지 않은 가스가 배출되는 과정에서 불꽃이 일어난 것이며 유해물질이 배출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1조6000억 원을 투입해 PX공장 증설에 착수했으며 지난달부터 시운전에 돌입했다.

이에 앞선 11일는 함께 악취가 풍겨 나왔다. 설비가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PX(파라자일엔) 공장 시운전을 하면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누출된 가스는 나프타로 확인됐다. 나프타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인체에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주민들로서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주민들은 PX공장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인해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공장 가동을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장과 인접해 있는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건강과 안전 외에 재산권이 크게 침해될 수 있다며 집단행동을 벌일 태세다. 청라 거주 주민 커뮤니티에 따르면 SK인천석유화학을 아예 울산 또는 여수의 국가산업단지로 이전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PX 가격 하락으로 국민연금공단의 1조2000억 원 규모 투자 실패에 대해 책임을 묻고 아파트 단지별로 이전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요구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나프타 가스 누출로 인해 목이 아프거나 눈이 가려운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진료를 받고 이에 대해 나프타가 원인인지 병원 진료기록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인천석유화학을 직접 압박하는 것과 함께 관할 관청인 서구청에 대한 압박도 진행할 예정이다.

청라지역 주민들은 서구청이 책임 있는 대책을 제시할 때까지 재산세 납부 거부 운동을 전개해 예산 압박을 가할 방침이다.

서구청은 이에 대해 곤혹스런 모습이지만 특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서구청 세무과 관계자는 “일련의 사고로 인해 주민들이 불안해하면서 재산세 납부 거부까지 벌일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재산세는 부동산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재산세를 납부하지 않으면 지방세법에 따른 체납 처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건설된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는 1년 반이 넘도록 수분양자와 대우건설 간의 ‘부실 시공’ 논란으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 관계자가 입주민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전수영 기자

청라 푸르지오, 1년 반 넘게 ‘부실’ 공방

청라국제도시 랜드마크로 불리는 대우건설 청라 푸르지오는 절반 넘게 비어있다. 총 세대 수 751가구 중에 300가구가량 정도만 입주했을 뿐 나머지는 미분양과 입주거부 200세대 등으로 이들이 입주해야 할 아파트는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청라 푸르지오가 비게 된 것은 부실 시공 ‘의혹’이 일면서다. 청라 푸르지오는 최고 58층에 달하는 고층아파트다. 바닷가에 인접해 있어 바람과 자칫 태풍으로 인한 쓰나미 발생에 대비해 벨트월(Belt wall)을 설치했다.

하지만 벨트월 대각철근이 설계도와는 다르게 반밖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시공자의 양심선언으로 인해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지금까지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수분양자협의회는 벨트월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부실 시공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이 부실 시공 의혹을 제기한 곳은 592곳이다. 전체를 확인해 부실 시공으로 인한 입주자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른 입주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당초에는 철근이 반밖에 시공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다가 작업자의 양심선언과 함께 파취한 4곳 중 2곳에서 부실 시공이 발견되면서 입장을 바꿨다. 철근이 일부 적게 들어간 것은 맞지만 안전에는 이상이 없으며 부실 시공된 부분은 보강을 하겠다며 입주예정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수분양자협의회는 전수 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대우건설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수분양자협의회는 공사 현장에서 철근이 밀반출 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철근이 현장에서 사라지다보니 시공할 때는 당연히 철근이 적게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청라 푸르지오 공사 현장에서 사라진 철근이 경기도 수원의 한 고물상에서 발견됐다.

대우건설은 사라진 철근이 1톤이라고 주장했다. 이마저도 고철이라고 했다. 그러나 수원지검이 확보한 자료 사진으로만 봤을 때도 1톤은 훨씬 넘는 양이었으며 고철이 아닌 공사 현장에서 시공되는 철근이었다. 대우건설이 거짓말을 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부실 시공 의혹이 계속되는 와중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수분양자협의회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도 청라 푸르지오에 대해 임시 사용승인을 내줬다.

이때부터 대우건설과 수분양자협의회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수분양자협의회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단일한 대오를 형성했다. 이들은 지난 2월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부실 시공 조사 청원을 냈고 문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부실 시공과 관련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추가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대우건설과 수분양자협의회와의 갈등은 입주민들이 가세하며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까지 입주민들은 별도의 협의회를 통해 부실 시공과 관련해 대우건설과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임원진과 일반 회원과의 입장이 차이가 나며 내부적으로 혼선이 빚어졌다. 일부 임원진은 파취를 할 경우 재산권에 침해를 입을 수 있다며 파취를 반대했고, 대부분의 일반 회원들은 부실 시공을 밝혀 안전하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오히려 재산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입주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새롭게 임원진을 선출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 대거 이동했다. 현재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수분양자협의회와 의견을 같이하며 부실 시공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이 주장하는 내용과 비슷한 내용을 주장하는 전세입주자 한 명이 청라 푸르지오 구 모 소장일 수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전(前)임원진 중 일부가 대우건설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실제로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시사신문>은 청라 푸르지오 입주지원센터를 통해 직원과의 통화를 요구했으나 연락을 주겠다던 입주지원센터 측은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상태다.

일부 입주민들은 만약 대우건설 측 인물이 전세민으로 입주해 커뮤니티에서 회사 측 입장만을 대변하며 여론을 혼탁 시켰다면 민형사상 소송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얼마 전부터 미분양된 세대를 전세로 전환해 입주자들을 받고 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건설한 아파트이기 때문에 일부라도 돈을 회수하는 것이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 또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수분양자협의회와 비상대책위원회 일부 회원들은 “대우건설이 전세 세입자를 들여 우선 비어있는 가구를 채운 후 이들을 통해 입주자협의회를 장악하려고 할 수 있다. 이미 세입자인 xx를 입주자협의회에 가입시켜 여론을 호도하고 입주민 간의 갈등을 일으킨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라 푸르지오 부실 시공 공방의 진실이 언제 밝혀질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랜드마크로 건설된 아파트가 부실 시공 논란에 빠지면서 청라국제도시 거주민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사용 연한이 2016년까지인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서울시의 사용 연장 요구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뉴시스

쓰레기 악취에 9호선 연장은 언제?

최근 인천공항철도 청라역이 개통되면서 그동안 검암역까지 버스를 이용해서 가야했던 청라지역 주문들의 번거로움은 일부 해소됐다. 출퇴근 시간에 최소 20분 정도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역 주민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로 곧바로 갈 수 있는 7호선 연장구간은 언제 개통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을 놓고 맞붙었던 유정복 시장과 송영길 전 시장은 비용 대비 편익(BC)값을 문제 삼으며 확실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미 수년간 끌어온 문제지만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며 선거 때만 되면 모든 후보들이 ‘7호선 연장’을 단골 메뉴로 들고 나오다보니 지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한 청라국제도시 주민은 “서울 대비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주변 환경 그리고 7호선 연장으로 서울과의 인접성 등을 고려해 청라로 초반에 이사 왔는데 이뤄진 건 거의 없는 것 같다. 국제적인 금융·업무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어떤 금융회사가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지하철 7호선은 이제 포기했다. 연장 못할 거였으면 아예 얘기나 꺼내지 말지 괜히 그 말 믿었다가 아침마다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되팔고 나가고 싶지만 매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냥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이 밖에 청라국제도시는 여름이면 미세한 악취로 인해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라와 인접한 곳에 수도권매립지가 위치해 있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 악취를 걸러내고 있지만 100% 해결하지는 못 한다.

이 때문에 장마철이 되면 수도권매립지 쪽으로 밀려드는 각종 쓰레기와 반입되는 서울과 인천시의 쓰레기로 인해 악취 걱정을 해야만 한다.

올해는 아직까지 악취 민원이 한 건도 제기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장마철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민원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악취를 100% 잡을 수는 없다. 최대한 악취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마다 악취는 줄고 있다. 37명의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며 이상 유무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한을 놓고 인천시와 서울시·김포시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는 사용연한이 끝나는 2016년 이후에는 쓰레기 반입을 중단할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인천시는 이미 대체 부지 3~4곳에 대한 검토에 돌입한 상태며 수도권매립지 인근 지역 주민들 또한 현재의 매립지는 2016년으로 사용을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김포시는 아직까지 매립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매립을 중단하기보다는 인천시가 사용 연한 연장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 주민 대다수도 집값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에 대해 반대가 거세다.

정부와 인천시가 서해안 시대를 맞아 야심차게 준비했던 송도·청라국제도시·영종지구는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 곳 모두 개발 발표 때에는 땅값이 오르며 투기를 걱정할 만큼 열기가 대단했지만 현재는 열기가 시들다 못해 오히려 ‘거품’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거주민들은 지금이라도 개발을 서둘러 당초의 계획을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사포커스 /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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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6182 2014-07-21 18:08:19
분을 개선하라는 것입니다. 현재 많은 분들이 만족하신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대우 청라푸르지오는 제가 1년 반이 넘도록 취재하고 있으며, 악취 문제도 2년 넘게 수도권관리공사에 때마다 묻고 개선점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SK인천석유화학이 이번에 추가됐네요. 앞으로도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정확히 취재해서 쓰겠습니다. 많은 지적도 부탁드립니다. 전수영 기자 배상

jun6182 2014-07-21 18:06:27
오는 쓰레기를 처리하거나 썩는 것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때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이런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악취 문제는 완전히 해소할 수 없기에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는 인천 서구 경서동으로 이사간 지 3년 됐습니다. 청라 바로 앞이죠. 청라도 행정구역상 일부는 경서동에 포함됩니다. '청라가 문제가 많으니 이사가면 안 된다'란 논리가 아닌 문제가 있는 부

jun6182 2014-07-21 18:04:23
만 다음에는 송도와 영종도도 따로 쓸 계획입니다. '과장된 기사'님께서 쓰신 내용에 짜깁기라는 지적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저도 서구 경서동에 살고 있기에 주민들의 반응 등은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수도권매립지에서 나오는 악취는 많이 사라진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관리공사에 문의한 결과도 아직까지 100% 악취를 잡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문맥을 보시면 가장 취약한 때는 장마철입니다. 수도권매립지로 밀려

jun6182 2014-07-21 18:01:50
많은 분들이 제 기사에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우선 SK인천석유화학과 관련해 피해를 보는 것은 청라 주민분들만이 아닌 지적하신 원창동, 석남동 주민들과 함께 부평 주민들도 포함되겠죠. 맞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다 못 쓴 건 모르고 안 쓴 것이 아니라 이번 기사가 청라지역이 중심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그리고 청라의 문제는 지역 문제가 아닌 인천 전체의 문제인 것도 맞습니다.
이번에는 청라를 중심으로 썼지

이런 2014-07-20 01:34:50
청라 주민들이 참여의식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해서
인천 서구 지역의 큰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다보니
기자님은 이 모든 문제를 청라의 문제로 인식하셨나 보군요.
부분만 보시고 전체를 보는 눈이 부족하신 것 같습니다.
기사 쓰시느라 애쓰셨을 텐데 객관성이 부족한 기사라 아쉽군요.
다음부터는 남의 동네를 평가하시려면 떠도는 소문에 의존하지 마시고
공부를 좀더 하고 쓰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