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의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프랑스 최고의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 민경범
  • 승인 2006.03.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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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발랄한 상상
프랑스 최고의 뮤지컬로 프랑스를 비롯 일본 브로드웨이 등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공연됐던 '벽을 뚫는 남자'가 4월 2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 극장에서 개최한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프랑스의 '국민작가'이자 20세기 최고의 단편소설가 중의 하나로 꼽히는 마르셀 에메의 동명의 소설 (Le pass-muraille)을 원작으로 디디에르 반 코웰레르가 각색하고, 금세기 최고의 영화 음악가로 꼽히는 미셸 르그랑이 곡을 붙여 완성한 뮤지컬이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1996년 11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되었고, 2002년 8월에 일본 극단 시키(四季)가 프로덕션으로 번안하여 71개 지역에서 순회 공연했다. '벽을 뚫는 남자'에서 주인공인 '듀티율'역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최고의 배우로 이시마루 간지가 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뮤지컬의 성공과 함께 마르셀 에메의 소설이 연이어 출간되며 프랑스 문학의 붐을 일으켰다. 이어 2002년 10월에는 브로드웨이 뮤직 박스 씨어터에서는 '아모르'라는 이름으로 올려졌다. 우리나라는 2002년 마르셀 에메 소설집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가 먼저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2차 세계 대전 후인 1940년대의 프랑스 몽마르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발랄하고 기발한 상상이 담긴 작품이다. 뮤지컬의 주인공 '듀티율'은 어느 날 문득 벽을 통해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평범하기만 하던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게 될 뿐 아니라 프랑스 전체가 들썩이게 된다. 전후 프랑스의 세태와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하면서도 시종일관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고 관객을 흡입하는 본 작품은 한 폭의 파스텔화를 보는 듯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렇지만 가슴 깊이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프랑스 뮤지컬이다. '벽을 뚫는 남자'는 대사 없이 극의 모든 내용을 노래로 풀어가는 레스타티브 방식의오페레타 뮤지컬로 미셸 르그랑의 클래식적으로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악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피아노, 퍼커션, 색스폰, 풀룻, 클라리넷 등의 콤보 밴드는 듣는 이로 하여금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듣는 것처럼 풍성함을 안겨주었다가 다시 몽마르뜨 언덕을 산책하듯 감미로운 선율과 함께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여백과 여운의 미를 선사한다. '벽을 뚫는 남자'는 캔버스에 담은 한 폭의 파스텔화 같은 서정적인 뮤지컬로 벽을 통해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듀티율'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발산되는데, 무대와 조명 기술의 조합으로 벽을 드나드는 장면을 보다 매지컬하고 환상적으로 그려냈다. 한편 '벽을 뚫는 남자'는 한 공연을 위해 12명의 배우가 출연하며, 23명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한 배우가 1인 3역까지 다채로운 연기 변신을 시도할 뿐만 아니라 특이하게도 앙상블이 없다. 이번 공연에서 '듀티율'역을 맡은 주인공역에 얼굴 가득 아름다운 미소와 품격 있는 인상, 한없이 부드러운 말솜씨와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 배우 박상원씨와 뮤지컬 '헤드윅'에서 주인공을 해온 엄기준이 더블 캐스팅 되어 연기 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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