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부대원들의 집단구타로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모(23) 일병이 잔혹 행위에 시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31일 국방부는 내무반에서 상습적으로 구타와 가혹행위를 해 후임병을 숨지게 한 이모 병장 등 5명을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1명은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용한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과 관련해 “(윤 일병 구타에 가담한 6명 중) 상해치사죄로 구속된 사람은 5명이고 1명은 단순폭행으로 불구속 기소됐다”며 “범행 동기는 재판 중이기 때문에 재판에서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이 병장 등은 지난해 12월 전입한 윤 일병에게 내무반에서 오전 3시까지 기마자세로 서 있도록 해 잠을 못 자게 하고 치약 한 통을 통째로 먹이기까지 했다.
이것도 모자라 누워있는 윤 일병에게 1.5ℓ 물을 부어 고문하고, 바닥의 가래침을 개처럼 기어 핥아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특히 폭행을 당한 윤 일병이 다리를 절룩거리자 또 다시 ‘다리를 절뚝거리며 다닌다’며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폭행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윤 일병에게 포도당 수액주사를 맞혀 회복시킨 뒤 다시 구타했다. 또 성기에 안티프라민까지 바르게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대 소속의 모 하사는 부대원들이 윤 일병을 폭행하고 있는 현장을 보고도 모른 척하거나 윤 일병의 폭행에 직접 가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가해자들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자 “윤 일병이 TV를 보다 갑자기 쓰러졌다”며 서로 입을 맞추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까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구타와 가혹행위를 확인하고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연대장과 대대장 등 간부 16명을 징계했다. 윤 일병을 택해 구타를 저지른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확인하겠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28사단 집단구타 사망사건 긴급 현안 브리핑’에서 “이 사건은 역대 군대 내 여느 사망사건보다 잔혹하고 야만스럽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심지어 사건 직후 조직적으로 범죄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파기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일병은 지난 4월6일 오후 4시25분께 부대 PX에서 치킨과 만두 등 냉동식품을 구매해 함께 먹던 중 이들에게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었다. 곧바로 의정부지역 병원으로 긴급후송 됐으나 24시간 만에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