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에서 자동차까지 ‘리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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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콜 973건…10년간 증가세

▲ 지난해 어린이 타이레놀에 약효 성분이 과대 포함돼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국존슨앤존슨은 전략 수거를 단행했다. 리콜 발표 이후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 주최로 ‘타이레놀 시럽 리콜사태로 본 GMP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뉴시스
자진 리콜 수 감소…기업 윤리 위배 지적

소비자들 “결함 발견되면 즉시 리콜해야”

제품에 결함이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을 경우 기업들이 선택하는 것이 리콜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돈 들여 산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기분이 나쁠 것이다. 이 때문에 제조회사에 대한 불신이 생기기 마련이다.

기업 측면에서도 리콜은 치명타가 되곤 한다. 한순간에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이미지 또한 실추된다.

이 때문에 리콜을 막기 위해 품질 관리에 골몰하고 있지만 리콜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식품, 의약품에서부터 공산품,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전 산업 분야에서 리콜이 단행됐다. 많아도 너무 많은 리콜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리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리콜 관련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각 정부부처 및 지자체, 소비자원의 ‘2013년도 리콜 실적’을 분석해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식약처 등 정부부처 및 각 지방단체, 소비자원의 식품, 의약품, 공산품, 자동차 등 8개 분야의 리콜 실적이 분석대상이었다.

리콜건수 973건…10년간 증가세

2013년 소비자기본법 등 관련 법률에 따른 리콜건수는 973건으로 전년도 대비 114건이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증가세다.

공정위는 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소관 부처의 적극적인 법 집행과 업계의 자발적인 리콜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자진 리콜 263건(27%) ▲리콜 권고 111건(11.4%) ▲리콜 명령 599건(61.6%)으로 최근 3년간 자진 리콜은 감소 후 증가, 리콜 권고는 증가 후 감소한 반면 리콜 명령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진 리콜은 의약품과 자동차 분야에서 크게 증가됐다. 의약품은 2012년 13건에서 지난해 72건으로, 자동차는 2012년 73건에서 2013년 88건으로 최근 3년 중 최고치다.

공산품 분야에서는 리콜 권고가 감소했다. 2012년 124건에서 지난해 78건으로 46건이 줄었으나 2011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리콜 명령은 2011년 464건, 2012년 546건, 2013년 599건으로 3년 새 135건이나 증가했다.

리콜이 주로 이뤄진 분야는 13개 관련 법률 중 식품위생법·약사법·제품안전기본법·자동차관리법 4개 법률에 근거한 것이 약 85.6%를 차지했다. 식품분야(316건, 32.5%), 의약품분야(233건, 24%), 공산품분야(196건, 20.1%), 자동차분야(88건, 9%)순이었다.

리콜 원인도 각양각색

올해 2월 롯데제과 빙과류를 수입 판매하는 도매상 진선미인터내셔널은 ‘왕수박바’ 17박스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단행했다.

리콜 이유는 왕수박바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땅콩 성분이 표기가 누락됐기 때문이다. 통관에서 땅콩 성분 표기는 제대로 됐으나 수입 후 라벨을 붙이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 성분 표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3월 어린이 해열제인 타이레놀 시럽을 생산하는 한국존슨앤존슨은 어린이 타이레놀 전량을 리콜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품의 약효 성분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국존슨앤존슨은 올해 초 새롭게 어린이 타이레놀을 선보였다. 당시 함량초과 우려가 발생했던 수작업 공정과정을 모두 자동화해 같은 사고 발생을 사전에 차단했다.

한국존슨앤존슨은 어린이 타이레놀 리콜로 큰 타격을 입었다. 어린이 해열제로서 가장 유명했던 제품이었던 어린이 타이레놀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사전에 알고 있었으면서 이제야 리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들어야만 했다.

또한 어린이 타이레놀 시장을 경쟁사들이 뺐어갈 때에도 이 회사는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매출이 줄어든 것도 당연했다.

한국존슨앤존슨의 모회사인 존슨앤존슨은 지난해 6월, 2011년 이후 미국을 제외한 유럽·아시아·라틴 아메리카 지역 43개국에서 판매된 피임약인 실레스트 약 3220만 팩을 리콜한다고 발가혔다.

실레스트에 포함된 호르몬 중 하나가 혈류에 잘 용해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연이은 리콜로 인해 존슨앤존슨은 기업 이미지를 크게 구겼다.

자동차 업계의 리콜은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 때문에 리콜을 단행할 경우 그 사이 시장 점유율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1일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에서 판매된 쏘나타 88만3000대의 자동변속장치 전환케이블 조립 불량 문제로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11~2014년 5월분까지다.

리콜을 시행하기로 한 쏘나타는 미국에서 222만 대가 판매될 만큼 현대자동차의 대표 차량이라 현대자동차로서는 이번 리콜이 향후 신차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쏘나타에 대한 리콜 단행을 발표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한국지엠이 크루즈와 올란도, 알페온 등 3개 차종의 결함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총 1만4464대가 리콜 대상이다.

이번 리콜은 크루주, 올란도, 알페온 3개 차종의 우측 동력전달축(드라이브 샤프트) 내부 부품의 결함으로 곡선구간 주행 시 동력전달축이 분리돼 엔진 동력이 정상적으로 바퀴에 전달되지 않을 위험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리콜에 민감한 반응이다. 당장의 매출 급감이 문제가 아니라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단체와 누리꾼들은 리콜이 해야 할 상황이 되면 리콜을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리콜과 관련한 포털 게시판에는 “사람의 생명과 직접 연관된 리콜은 당장 실시해야 한다. 인간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 있느냐”, “결함 숨겼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결함이 발견되면 빨리 리콜하고, 리콜 하기 싫으면 제대로 된 제품 만드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끊이지 않는 리콜 언제쯤 리콜 없는 세상이 올지”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시사포커스 /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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