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영원으로'
'지상에서 영원으로'
  • 남지연
  • 승인 2006.03.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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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남준 추모 특별전' 개최
2006년 1월 30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백남준이 세상을 떠난지 49일이 지난 시점, 이른바 49재를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그 업적을 기리고자 회고전시회를 마련하였다. 49재가 되는날, 작가의 영혼은 잠시 지상을 머물다 마침내 영원의 세계로 새롭게 진입할 것이다. 이렇듯 숭고한 순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은 백남준이 이 세상을 떠났더라도, 그가 남긴 작품들은 어떻게 영원히 우리 곁에서 빛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에 관해 진지한 물음을 전시회를 통해 던지고자 한다. 이번 전시회는 회고전 형식이지만 전시제목 “지상에서 영원으로”가 암시하듯이 ‘백남준 작품의 보존전략’을 주제로 하고 있다. 즉 미디어 작품이 주종을 이루는 백남준의 작품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유지하여 오래도록 우리 곁에 둘 수 있을 것인가가 이번 전시의 관심사이다. 백남준이 세상을 떠남에 따라 작가의 사후 작품의 보존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 예상된다. 전통적인 예술과는 판이하게 다르며 완전히 새로운 계보를 써내려간 백남준은 TV를 비롯하여 전적으로 새로운 매체들을 이용하여 예술세계를 창조하였다. 그러나 전자시대의 새로운 매체들은 복잡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까닭에 그 수명이 길지가 못하다. 그렇다면, 소장품의 영구보존을 목표로 하는 미술관이, 수명이 짧은 물건들로 만들어진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을 때, 이들 작품의 보존이라는 과제는 미술관으로서 대단히 까다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새로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미술관은 전통적인 틀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접근방법을 고안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전시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작품 12점이 아라리오미술관 소장작품 2점과 함께 전시되며, 다다익선 모형, 1992년'백남준·비디오 때·비디오 땅'전 개막식 모습 상영 등 자료들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 작품의 보존전략에 관한 일종의 미래학적 탐구이다. 이를 통해 백남준이 남긴 예술적 성과를 영구히 남기기 위한 방법론적 시도들을 소개하고 그 밑그림을 미리 그려봄으로써, 미술관의 임무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하고 그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의 마련이 기대된다. 아울러 전시의 개막일인 2006년 3월 18일 오후 2시에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다다익선' 주변 공간에서는 전국 퍼포먼스 작가 연합과 한국실험예술정신(KoPAS)의 주관 하에 고 백남준 49재 추모 퍼포먼스 “굿바이 백남준”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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