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사단 윤아무개 상병(순직추서) 사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군대 내 폭행·추행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8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강원 철원군 의무부대에서 A(21)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상습적인 가혹행위를 당해 왔다는 진정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해당 선임병들이 지난해 10월 A이병에게 “샤워를 오래한다”며 머리를 박게 하거나 다리털을 뽑는 등 가혹행위를 되풀이해왔다고 밝혔다. 선임병들이 발바닥으로 성기를 문지르거나 베개를 이용해 때리는 등 강제추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육군 52사단에서도 선임병이 후임병들에게 폭행과 가혹행위, 강제추행 등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연합뉴스가 8일 전했다.
육군 관계자는 “52사단 B상병이 지난해 7월부터 후임병 5명에게 수십 번에 걸쳐 폭행, 가혹행위, 성희롱, 강제추행 등을 한 사실을 적발해 어제 B상병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폭행 당한 피해자 중 C일병은 지난 3일 부대 생활관에서 B상병이 나무라고 있는 중에 건들거렸다는 이유로 얼굴에 폭행을 당한 뒤 이 사실을 간부에게 신고해 헌병대는 지난 4일부터 B상병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B상병은 80여회에 걸쳐 주먹 등으로 후임병들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상병은 후임병의 목과 귀를 깨물고 입맞춤을 하는 등 강제추행을 했고, ‘성기를 빨아 달라’는 등의 성희롱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육군은 전했다.
육군 관계자는 지난해 광주 소재 31사단에서 발생한 총기사망 사건 2건도 공개했다.
이 부대의 D이병은 작년 12월 16일 사령부 후문 고가초소 근무 중 동반 근무자가 중대장에게 후문을 열어주기 위해 초소 아래로 내려간 사이에 자신의 총기로 실탄 1발을 턱밑에서 발사해 숨졌다. D이병의 전투복 하의 주머니에서는 ‘나는 항상 자살하고 싶었다. 집은 가난하고 아버님은 이미 하늘에 계시고…’라는 유서 형식의 메모가 발견됐다.
조사결과 D이병이 선임병으로부터 폭언과 욕설에 시달린 사실이 드러나 육군은 당시 가해 선임병 1명을 형사처벌 했고,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D이병 소속 부대의 행정보급관, 소대장, 중대장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31사단에선 작년 7월 25일에 E일병이 옥상초소 근무를 마치고 철수하면서 “초소에 볼펜을 두고 왔다”며 초소로 돌아간 뒤 자신의 총기로 실탄 1발을 턱밑에 발사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E일병의 관물대 수첩에선 ‘실수투성이에 혼나는 게 너무 많아 스트레스 받고 힘들다. 마지막 일기를 작성하려니 살았던 일들이 스쳐간다’는 유서 형식의 메모가 발견됐다.
수사결과 E일병이 선임병으로부터 암기강요와 폭언·욕설 등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육군은 선임병 2명을 형사처벌 했고, 지휘책임을 물어 소초장과 부소초장, 중대장을 징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