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라인 이른바 만만회 의혹을 제기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은 박 의원을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6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사태와 관련, 라디오 방송에서 “지금 사실 인사, 비선라인이 하고 있다 하는 것은 모든 언론과 국민들, 정치권에서 의혹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만만회라는 것이 움직이고 있다는 거예요”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선 “만만회는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 박 대통령의 옛 보좌관인 정윤회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검찰은 또 박 의원이 2012년 4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출연,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지금 구속돼 재판 받지 않습니까? 이분이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막역하게 만났다. 이건 오늘 처음 얘기하는 건데”라고 말한 데 대해선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박 의원의 공소사실에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당시 당직자와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근혜 전 위원장이 박태규씨와 수차례 만났는데 이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면서 “검찰은 박 전 위원장과 박태규씨와의 관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사결과 박태규씨는 박 대통령과 여러차례 만남을 가진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한 로비도 받은 사실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박 의원은 아울러 2011년 7월 삼화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제보해 중소 유전개발업체인 KMDC 이영수 회장(전 새누리당 청년위원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의원이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이 이영수라는 사람을 통해 24억원을 홍준표 의원에게 전달했고, 2010년과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사용됐다”는 내용을 당시 민주통합당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우제창 의원을 통해 외부에 알리도록 했고 우 전 의원이 세 차례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해 의혹이 확산됐다고 보고 있다.
한편, 박 의원은 각종 의혹 제기에 언급된 당사자 등으로부터 여러 건의 고소·고발을 당했다. 검찰은 박지원 의원에게 20여 차례 소환을 통보했지만, 응답하지 않자 서면답변서 등을 토대로 재판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만만회 의혹 제기와 관련 “‘만만회가 움직인다는 말이 세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뿐 구체적인 이름을 거명한 적이 없다”며 “보수단체의 고발에 검찰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