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종교가 아니다
차는 종교가 아니다
  • 남지연
  • 승인 2006.03.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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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한 차 만들기, 차 쉽게 마시기 '혜우 스님의 다반사'
♠ 전통 덖음차 만들기 국내 최초로 덖음차 제다 교육원을 열어 20여 년 동안 차를 만들어 오며 익힌 제다법을 공개한 혜우 스님이 이번에는 ‘혜우 스님의 다반사’라는 책을 엮어 자신의 차 만드는 비법을 공개하였다. 요즘 차(녹차)가 웰빙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나 우리 전통 차와 차 문화의 참 모습 찾기보다는 형식과 허례의식에 치우쳐 차를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정체불명의 중국차가 범람하는 등 차에 관한 인식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는 현실에 제동을 건 것이다. 저자는 우리 차 문화 왜곡의 주범인 ‘전통 제다법’의 문제점에 대해 신랄히 지적하고 그 해결을 명쾌히 제시하고 있다. 즉, 한국 전통차가 가마솥 덖음차인 이유, ‘전통 덖음차 제다법’으로 잘못 알려진 ‘구증구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오롯한 차 덖기 등 일찍이 다른 제다인들의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한국 차에 대한 세밀한 부분까지 가르침을 내놓고 있다. ♠ 차 상업주의의 팽배 차의 출발은 차 만들기(제다)인 바, 그동안 국내에서는 차가 인기상품으로 뜨면서 차 상업주의 팽배 속에 차의 가격 수준에 걸 맞는 차의 질에 대한 고민과 토론은 기피돼 왔다. 일부 고가의 차를 내는 제다인들은 자신의 제다법이 마치 전가의 보도인양 공개를 마다하고 자신의 차가 천하의 명차인 양 배타적인 행태를 보여 오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들어 한국 전통차가 정체성의 방황 속에서 인기가 시들해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차사대주의’가 겹쳐 허례허식의 일본식 다도가 횡행하고, 값싸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보이차 등 중국차가 밀려들어와 한국 전통 차와 차 문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중국은 차 학과를 무수히 만들어내고 일본은 10여 곳의 차 시험장을 운영하면서 제다법 및 차 품질관리에 국가적인 힘을 쏟고 있는 반면 한국은 민간인 차원의 차 상업주의만 극성을 부릴 뿐 옳은 제다법 기준이나 차의 품질에 관한 공적인 관심이 부족한 상태이다. ♠ 차 생활의 허영을 벗자 그러기에 이 책에 대해 한국 전통차의 본가인 해남 대흥사 주지 몽산 스님은 “초의스님이 <다신전>과 <동다송>을 쓰실 적 품었을법한 고민과 같은 맥락을 갖고 있는 다서로서, 이 책이 초의스님 이후 한국 차 문화를 재정립하는 작은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일독을 권하고 있다. 이 책은 차에 대한 허례허식과 중구남방식 주장으로 오히려 차로부터 멀어지게 된 대중들로 하여금 다시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차 곁으로 다가오게 할 것이다. 특히 차를 생업으로 하는 차 농가들에게 쉽고 제대로 된 제다법을 가르쳐줌으로써 제다의 교과서로 쓰일 것이며, 차 생활의 허영과 위선을 벗겨줌으로써 일반인들의 차 생활을 한격 가볍게 인도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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