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정국을 해소해보고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유족간 3자 협의를 중재하겠다고 나섰지만, 새누리당이 이조차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히면서 출구 모색에 거듭 난항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의화 의장의 제안에 대해 “말씀은 좋은 말씀이지만 구체적인 안을 갖고 이야기 해야 한다”며 “만나는 것만으로는 이 사안이 단순하지 않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굉장히 복잡다단하고 이해당사자가 많다”면서 “야당도 솔직히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고, 유가족들 입장도 단원고 유가족과 일반인 유가족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사실상 이 같이 국회의장의 중재를 거부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의장의 중재 제안마저 거부하는 여당이 과연 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며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대한민국 국회가 새누리당의 것인가,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된다”며 “그럼 세월호 특별법이 해결될 수 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한 순간이라도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해봤음 한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박 위원장은 또, “국민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다면 부끄러워 할 줄 알고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며 “세월호 가족을 도와주면 야당이고 안도와주면 여당이란 말이 어떻게 국민 입에 나오게 이 나라를 만들었나. 양심이 있다면 집권당의 책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야당이 제안한 3자 협의체에도 응하지 않고, 유가족과 대화에도 빈손으로 나와 상황을 악화시킨 새누리당이 이제 입법부 수장의 중재마저 거부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국민은 도대체 국가가 있기나 한 것이냐는 물음에 이어, 국회운영의 책무를 이행할 집권당이 있기나 한 것이냐는 물음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아울러, 김무성 대표에 대해서도 “수평적 당청관계를 공언하더니, 최근 세월호 관련해 내놓은 이야기라곤 배후 조정 세력 운운하는 것밖에 없어 보인다”며 “갈등해결과 사회통합에 앞장서야 할 집권당 대표가 구태의연한 ‘외부세력 배후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고 유족을 고립시키겠다는 저열한 언동에 앞장서는 것도, 세월호 정국의 핵심에서 비켜서서 생색내기용, 엉뚱한 민생행보에만 몰두하는 것도, 상식의 눈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을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만 바라보는 새누리당으로 남겨둘 것인지 결단해야 할 때가 아닌지 되돌아보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