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정치권은 이번 추석 민심에 대해 서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상호 각성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국민 여론이 더 이상 세월호 특별법에 묶여 있지 말고 민생법안을 처리하라는데 있다며 야당을 비판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송광호 방탄국회’에 대한 책임론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9일 현안관련 서면브리핑을 통해 “명절에는 과식이 늘 탈인데 이번 추석 연휴엔 정치권도 과식으로 탈이 났다”며 “문제는 과식한 게 풍성한 한가위 밥상이 아니라 분노한 국민들로부터 받은 질타와 질책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은 무능국회, 무개념 국회를 탓하는 국민들로부터 너무나 많은 꾸지람을 받아먹었다”고 반성적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국정 운영의 무한책임을 갖고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먼저 반성한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새기고 더욱 노력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명령은 ‘세월호 공방 중단하고’, ‘민생법안 처리하고’, ‘법치주의 지키라’는 세 가지”라며 “이 세 가지를 해결하는 해법이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다. 국회도 식물국회에 종지부를 찍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거듭 “더 이상 세월호만으로 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며 “여야는 그만 싸우고 일 좀 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을 받들어 넉 달째 ‘0’에 머물고 있는 법안 처리 숫자를 부지런히 올려야 할 것”이라고 사실상 야당에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조속히 원내로 복귀해 생산적인 국회 운영에 대승적으로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여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추석민심에 대해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추석민심이 따갑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10일 오전 한정애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지적하며 “새누리당의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조직적인 부결은 국회에 대한 불신에 휘발유를 끼얹는 그야말로 악수였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이어, “새누리당 지도부는 누누이 수차례에 걸쳐서 ‘방탄국회는 없다. 그리고 원칙대로 처리하겠다’ 그렇게 공언해왔다. 방탄국회가 없다던 새누리당 지도부의 말이 또 하나의 허언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방탄국회를 저질러 놓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미 제시한 불체포특권 포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내세우는 모습은 궁색하기만 하다”고 일갈했다.
한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정녕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길 원한다면 세월호 특별법을 비롯한 민생 법안 처리에 전향적인 입장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며 “방탄국회에만 유능한 집권여당이 아니라 사상 초유의 세월호 참사, 그 진상 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도 유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범계 대변인도 전날 추석 민심 관련 브리핑을 통해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방탄국회가 없다는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언이 철저히 선거용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에 대한 국민의 지탄과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