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겸직을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난 후, 새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다시 분출하고 있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겠다는 것인데,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안경환 서울대 교수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다.
12일,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초에는 이른바 야권의 멘토로 불려온 조국 서울대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는 강준만 전북대 교수와 소설가 조정래 선생 등도 접촉했지만, 모두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유력했던 조국 교수 역시 학교 측 사정 등의 이유로 고사했고, 그러면서 그는 안경환 교수를 추천했다고 한다. 조국 교수로부터 추천 받은 안경환 교수는 수락 의사를 밝혔고, 대신 이상돈 교수와 공동비대위원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상돈 교수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냈던 경력에 있다. 이상돈 교수는 당시 박근혜 비대위에 합류해 당 혁신을 도왔고, 현 정권이 탄생하는데 큰 공을 세웠던 바 있다. 정권이 출범하고 난 이후로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오기도 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쉽사리 그를 비대위원장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당내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모습이다.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펼치고 있는 정청래 의원은 11일 기자들에게 문자로 성명을 보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강력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만약 박근혜 정권 탄생의 일등 주역인 이상돈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강행한다면 제가 모든 것을 걸고 온몸으로 결사저지 하겠다”며 “이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많은 선후배, 동료 의원들도 같은 생각이다. 이상돈 교수도 신중하게 처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내 초재선 22명이 참여하고 있는 혁신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이날 성명을 내고 “더좋은미래는 긴급회의를 갖고,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이상돈 교수를 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따라서 당 지도부에 영입 작업의 중단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54명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이상돈 교수를 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당 지도부는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들 54명에는 친노와 486그룹 등 각 계파가 고르게 포함돼 있어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기도 했다.